'지진대책 전무' 백제유적 안전 흔들

  • 정치/행정
  • 충남/내포

'지진대책 전무' 백제유적 안전 흔들

익산 지진, 충남까지 '충격파'… 현행법상 내진설계적용 불가해 관리 강화책 시급

  • 승인 2015-12-22 16:28
  • 신문게재 2015-12-23 1면
  • 강제일 기자강제일 기자
▲ 지질자원연구원 상황 분석  전북 익산 부근에 진도 3.9의 지진이 발생한 22일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한국지질자원연구소 지진연구센터에서 연구원들이 익산 지진 상황을 분석하고 있다.
<br />지진연구센터 제공
▲ 지질자원연구원 상황 분석 전북 익산 부근에 진도 3.9의 지진이 발생한 22일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한국지질자원연구소 지진연구센터에서 연구원들이 익산 지진 상황을 분석하고 있다.
지진연구센터 제공

세계문화유산인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지진에 대한 예방대책이 전혀 없다.

현행법상 문화재에 내진 설계를 적용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22일 충남도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30분께 전북 익산시 북쪽 8km 지점(북위 36.02, 동경 126.95/0에서 규모 3.5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 지진은 올 들어 내륙에서 발생한 지진 가운데에는 최대 규모다.

이로 인한 진동은 충남과 대전에도 고스란히 전달돼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지진으로부터 공주와 부여, 익산 등에 있는 8곳의 백제유적에 대한 예방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백제유적은 ▲공주 공산성ㆍ송산리 고분군 ▲부여 관북리 유적 및 부소산성ㆍ능산리 고분군ㆍ정림사지ㆍ나성 ▲익산 왕궁리 유적ㆍ미륵사지 등이다.

일종의 전통 건물인 유적들은 거푸집에 콘크리트를 부어서 만드는 '일체식'이 아니고 목조를 깎아서 짜맞춘 절구식이기 때문에 지진에 매우 취약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지진 피해를 예방할 방안은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현행 문화재보호법에 따르면 문화재는 원형보존을 원칙으로 하고 보수 역시 전통방식대로 보수하게 돼 있다.

때문에 현대식 구조인 내진설계를 이에 적용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행정당국의 의견이다.

도 관계자는 “백제역사 유적에 내진설계는 없다”며 “문화재는 현대적인 공법을 적용하지 못하며 훼손 우려에 대해 자체적으로 견뎌내는 것을 바라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유비무환(有備無患) 입장에서 언제 어디서 덮칠지 모르는 지진 등 자연재해로부터 백제유적 관리강화 방안 마련을 주문하고 있다.

충남도와 홍성기상대 등에 따르면 백제역사유적이 있는 충남에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53회의 지진이 발생했다. 충남에서는 주로 보령·태안 해역에서 많이 발생했고, 서산과 공주, 금산, 당진, 천안 등지에서도 관측됐다.

같은 기간 충북에서는 옥천과 영동, 청원, 제천 등에서 5회 발생했고, 대전과 세종은 없었다.

지역 한 대학 문화재 관련 교수는 “문화재는 목조건물이 많아 과거에는 화재예방에만 신경을 쓰면 됐는데 이제는 지진, 폭우 등 다른 자연재해가 잦아지면서 이에 대한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연구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내포=강제일·유희성 기자 kangjei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가을단풍 새 명소된 대전 장태산휴양림…인근 정신요양시설 응급실 '불안불안'
  2. [사설] 의료계 '정원 조정 방안', 검토할 만하다
  3. [사설] 충남공무원노조가 긍정 평가한 충남도의회
  4. 대전사랑메세나에서 카페소소한과 함께 발달장애인들에게 휘낭시에 선물
  5. 제90차 지역정책포럼 및 학술컨퍼런스 개최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한국탁구 국가대표 2024' 나만의 우표로 만나다
  3. 국방과학일류도시 대전 위한 교류장 열려
  4.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학술적 업적 수상 잇달아…이번엔 국제학자상
  5. 건양대병원, 시술과 수술을 한 곳에서 '새 수술센터 개소'

헤드라인 뉴스


아침밥 안 먹는 중·고생들… 대전 45% 달해 ‘전국 최다’

아침밥 안 먹는 중·고생들… 대전 45% 달해 ‘전국 최다’

대전지역 청소년들의 아침식사 결식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적극적으로 대응해 학생들의 건강 증진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대전교육청은 바른 식생활 교육을 축소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26일 교육부 2024 청소년건강행태조사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학생들의 아침식사 결식률은 지난해보다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전국 800개 표본학교의 중·고등학생 약 6만 명을 대상으로 흡연, 음주, 식생활, 정신건강 등에 대해 자기기입식 온라인조사를 통해 진행됐다. 대전지역 학생들의 아침..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대전시가 충청권 메가시티 완성의 시작점인 광역교통망 구축에 힘을 쏟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부터 신교통수단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도시균형발전 초석을 다지는 것을 넘어 충청 광역 교통망의 거점 도시가 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28년 만에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올해 연말 착공한다. 도시철도 2호선은 과거 1995년 계획을 시작으로 96년 건설교통부 기본계획 승인을 받으면서 추진 됐다. 이후 2012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됐지만 자기부상열차에서 트램으로 계획이 변경되면..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크리스마스트리와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겨울철 대목을 노리고 있다. 우선 대전신세계 Art&Science는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26일 백화점 1층 중앙보이드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선보였다. 크리스마스 연출은 '조이 에브리웨어(Joy Everywhere)'를 테마로 조성했으며, 크리스마스트리 외에도 건물 외관 역시 크리스마스 조명과 미디어 파사드를 준비해 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크리스마스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대전 신세계는 12월 24일까지 매일 선물이 쏟아지는 '어드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