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또 학기를 마치며 '사즉생'을 주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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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또 학기를 마치며 '사즉생'을 주문하다

  • 승인 2015-12-22 13:22
  • 신문게재 2015-12-23 22면
  • 김현중 건양대 대우교수·전 주일대사관 도쿄 총영사김현중 건양대 대우교수·전 주일대사관 도쿄 총영사
▲ 김현중 건양대 대우교수·전 주일대사관 도쿄 총영사
▲ 김현중 건양대 대우교수·전 주일대사관 도쿄 총영사
기말 시험 날 학생들과 기약(?), 즉 '하기 약속'를 걸어놓았다. 시험이 끝나면 이별(?)이기 때문이다. 4학기 째 강의해 본 경험에서 나온 시도다. 60명의 학생들과 한 약속은 '인연 이어가기, 매일 신문보기, 글로벌 마인드 길들이기, 비즈니스 마인드 갖기'다. 네 가지를 '사즉생(死則生)'으로 주문했다.

첫째, 인연 이어가기

필자는 학기 초 첫 강의 때 학생들에게 만남의 인연을 강조한다. 사람은 만나는 순간 서로 간에 고객관계로 형성되므로 신의를 가지고 교류해 나가야 한다. 요즘 대학생들은 학점 따랴, 스펙 쌓으랴 너무 바빠서 동아리 활동이나 봉사활동도 제대로 못하고 졸업하게 된다. 필자가 일본 동경과 히로시마에 주재할 때 만나는 일본의 대학생들이 만날 때 명함을 건네는 것을 자주 보았다. 우리 학생들로 부터는 아직 한 번도 없었다. 나는 학생들에게 명함을 가지고 다니라고 주문해 보았다. 처음에는 의아해 하더니 나중에는 그렇게 해보겠다고 말하는 학생이 있었다. 우리 학생들도 학교 밖의 다양한 사회와 교류하며 사회성을 키워나가기를 바란다. 말하자면 일찍부터 발품을 파는 것이다. 우리 청년들의 취업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해 보니 65% 이상이 “관계” 즉 네트워크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신문 기사를 본적이 있다.

둘째, 매일 신문보기

학생들에게 신문을 읽느냐고 물어보면 묵묵부답이다. 물론 다양한 SNS를 통하여 세상소식을 접할 수도 있지만 진로와 사회활동을 위해서는 신문 읽는 습관을 길들이기를 주문하였다. 나는 강의 시간의 상당 부분을 우리가 처하고 있는 글로벌 환경과 특히 G2 중국의 변화 등 주요 국제 정세와 빅데이터, IoT, 드론, 핀테크, 공유경제(sharing economy)의 확대에 어떻게 해야 하나에 대해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의 신문사랑은 중학교 때부터 시작되었다. 기차 통학을 했기 때문에 기다리는 시간이 많아 대전역 앞 은행에 들어가 휴지통 속에서 담뱃재 뭍은 신문을 꺼내 열차 안에서 정독하며 홀로 개척하며 성장해 왔다. 신문은 내 인생의 항로를 제시해 준 나침판이었다. 신문은 인생 2 모작중인 나에게 영원한 동반자이다.

셋째, 글로벌 마인드 길들이기

세계가 하나의 지구촌이다. 우리는 국제화를 넘어서 글로벌 사회, 글로벌 시대를 살고 있다. 건양대가 있는 논산 시 만해도 5대양 6대주 24개국에서 온 3500명의 외국인들이 살고 있다. 이들은 결혼 이주 이외 유학 그리고 농공단지와 양촌의 딸기 하우스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나는 학생들에게 가까운 주변의 외국인들과 친구 맺기를 권했다. 이들과 교류하면 자연적으로 글로벌 시대에 꼭 필요한 글로벌 매너와 에티켓도 길들이고 글로벌 마인드를 갖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학교에서 보면 한국학생과 외국학생들 간의 친교는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외국인과의 소통과 교류를 위해서는 언어가 가장 중요하다. 잠자기 전에 CNN과 BBC를 10분씩이라도 들으면 국제 정세를 이해하고 글로벌 센스를 갖게 함은 물론이고 영어학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습관들이기를 주문했다.

넷째, 비즈니스 마인드 갖기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미국 애플의 스티브잡스, 중국 알리바바의 마윈 등등… 성공한 글로벌 기업가들은 학창시절부터 강한 비즈니스 마인드를 가지고 좌절과 실패를 거듭한 끝에 오늘의 성공을 이뤘다고 볼 수 있다. 우리학생들이 집에서 해주는 따듯한 밥 먹으며 올 A 학점을 따는 하이웨이 학창생활에서 좋아하는 것에 미처 의지와 열정으로 뼈를 깍고 쓴맛도 보는 진흙탕 길의 젊은 시절을 보내는 것도 필요하다. 아이디어가 있으면 www.quirky.com에 올려 비즈니스 로드 진입도 시도해 보고, 전국에 깔린 창조경제센터를 찾아 상담하며 비즈니스 마인드를 키워나가라는 주문도 했다.

김현중 건양대 대우교수·전 주일대사관 도쿄 총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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