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영 성우전선 대표, 불굴 의지·투자로 기업 1400배 성장

최성영 성우전선 대표, 불굴 의지·투자로 기업 1400배 성장

국내 최초로 멀티 신선기 도입과 20라인 들여오는데 20억 투자 자동차용 모든 와이어 생산 가능하게 한 신의 한수 됐죠

  • 승인 2015-12-21 14:10
  • 신문게재 2015-12-22 11면
  • 아산=김기태 기자아산=김기태 기자
“기술력이 최고의 경쟁력으로 생각하고 품질 향상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 결과 오늘과 같은 회사가 탄생한 것 같습니다.”
수차례의 실패와 좌절, 그리고 고통이 수반됐지만, 이에 좌절하지 않고 끊임 없는 혁신과 과감한 투자로 오뚝이 처럼 일어선 성우전선(주) 최성영 대표<54·사진>는 기업을 경영하면서 터득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업을 키워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자동차에 들어가는 모든 전선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춘 성우전선(주)는 회사 설립 당시 매출이 500만원대에 불과했지만 16년 여만에 70억원으로 끌어올렸다. 최성영 대표로부터 회사의 비전과 그 만의 노하우를 들어본다.<편집자 주>

-전선과 어떤 인연으로 만났나.

초등학교 6학년 때 서울로 가출을 했고, 처음 한 일이 와이어를 만드는 일 이었다. 이 계기가 인연이 돼 성우전선(주)이 만들어졌다. 가출한 날짜는 13살 되던 해인 5월 13일로 잊혀지지 않는다. 나는 전라북도 부안의 한 해안가에서 태어났다. 4남매중 둘째로 보이지 않는 책임감이 있었다. 당시 내가 집을 나가면 남은 형제들이 모두 배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확신이 서자 어린 나이에 가출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희생이라는 큰 뜻에서 결정한 일이 와이어와 42년이란 세월을 보내게 했고, 성공이란 맛을 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어린 나이에 가출했으면 어려운 일도 많았을 텐데.

젊은 시절 열정과 맨주먹 하나로 기업을 이끌어 온 지 수십년이 흘렀다. 긴 세월 동안 참기 힘든 고통과 고난이 있었지만, 오뚝이처럼 일어서는 방법을 배웠다. 처음 취직한 곳이 와이어를 생산하는 곳이었다. 열심히 일하며 기술을 배웠지만 부도가 나 월금은 커녕 수중에 한푼도 챙기지 못했다. 1년 반동안 포장마차에서 버리는 국물로 배를 채웠고, 며칠동안 굶을 때도 있었다. 다행히 성실함과 기술을 인정 받아 당시 굴지의 전선 회사에 취직했고 생산장까지 올랐다. 이에 만족하지 않고 틈나는데로 선진 기술을 익혔고, 버려지는 생산 설비를 따로 창고에 비축하며 사업계획을 세웠다. 이후 IMF가 오면서 어쩔 수 없이 회사를 나오게 됐고, 큰 희망을 품고 성우전선(주)를 창립했다.

-IMF가 기회로 작용한 것 같은데, 초기에 어떤 노하우로 시장을 개척했나?

회사를 나올때 정신적으로 너무 고통이 컸다. 가지고 있던 아파트를 팔아 아산의 작은 마을에 성우산업이란 이름으로 둥지를 틀었다. 예전에 버려진 고물(생산설비)을 가지고 와이어 2개 아이템을 생산했다. 다행히 기술과 노하우가 있어 품질은 확보할 수 있었다. 품질이 좋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당시 굴지의 전선업계에서 주문이 들어왔고, 매출이 쑥쑥 늘어나기 시작했다. 노력한 만큼 매출이 늘어나는 것이 보여 먹지않아도 배고프지 않았다. 그 때 1000만원 정도만 매출을 올렸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했는데 16년만에 70억원의 매출을 바라보게 됐다. 이 모든 것은 과감한 투자로 품질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품질과 과감한 생산설비 구축으로 승부를 걸었다는데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1998년 회사설립 당시 2개의 와이어만 생산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완벽한 자동차 와이어 생산 설비를 구축했다. 성우전선(주)이 내노라하는 굴지의 전선 업계와 동등한 위치로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는 2004년 멀티 신선기를 다른 업체보다 일찍 도입했기 때문이다. 멀티 신선기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우리회사가 도입했다. 예전에는 와이어를 한가닥으로 뽑고, 열처리 공정도 따로했었지만, 멀티 신선기를 도입하면서 여러가닥으로 뽑을 수 있었고, 열처리도 동시에 가능해 졌다.

▲전선들
▲전선들
공정이 단축되고 생산량도 늘면서 매출이 수직 상승했다. 멀티 신선기 도입을 검토할 당시 주위에서는 과연 작은 공장이 살 수 있을까? 운영할 수 있을까?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지만 저는 과감하게 빚을 내 도입했고, 전성기를 이뤘다. 그러나 멀티 신선기 상승세는 10년을 넘지 못했다. 그래서 다른 대안을 찾아야만 했다. 다변화되는 자동차 와이어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20라인 멀티 신선기를 도입해야만 했다. 이 설비를 들여오기 위해서는 20억원이 필요했다.

-당시 20억원 투자는 무리였을 텐데 어떤 이유에서 구입을 결정하게 됐나.

자동차의 종류가 많아지면서 규격도 자주 바뀌어 구 생산 설비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과감한 결정을 했다. 2011년 20라인 멀티 신선기(Samp)를 20억원을 들여 이탈리아에서 구입해 AVSS 및 ISO 도체 생산 시스템을 구축했고, 다음해 5월 성우전선 주식회사 법인을 설립했다. 이후 2013년 5월 KS Q ISO 14001을 취득했고, 2014년 20라인 멀티 신선기(Samp)를 한대 더 구입했다. 3년만에 총 40억원을 투입한 것이다. 작은 기업이 40억원을 투입한 것은 동종 업계에서는 처음이다. 오로지 품질 향상을 위해서 과감하게 내린 결정이다. 이로써 자동차에서 쓰이는 모든 와이어 생산이 가능해 졌다.

▲공장
▲공장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지난 42년간 외길로 와이어를 다뤄왔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정신이 있었기에 오늘날 성우전선(주)을 만들었다고 본다. 그동안 먹고 살기위해서 직원들의 복지에는 신경을 쓰지 못했다. 앞으로 설비투자 처럼 복지에도 신경을 쓸 것이다. 그리고 기술개발을 통한 품질향상을 꾀하면서 현지 시장과의 소통을 모색할 것이다. 아무리 창조적인 핵심 기술도 시장의 수요 및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그 가치가 낮거나 없는 것처럼 항상 철저한 시장 예측 및 조사를 거쳐 단계별로 계획을 세우고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겠다. 더불어 지역과 더불어 성장할 수 있도록 사회공헌 활동에도 힘쓰겠다.

아산=김기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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