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사회보험료 얌체체납족에 주홍글씨 새긴다

고액상습체납 3333명 인적사항 공개…대전 27명 등 충청 148명 포함

4대 사회보험료(건강·연금·고용·산재보험) 고액상습체납자의 인적사항이 공개됐다. 충분한 재산이 있는 건물임대업자나 억대 연봉의 변호사 등 3000여명이 건강보험료를 수년째 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4대 사회보험료를 상습적으로 체납한 고액체납자 3333명(건강 3173명·연금 142명·고용산재·18명)의 인적사항을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www.nhis.or.kr)를 통해 공개한다”고 20일 밝혔다.

공개 대상은 ▲2년 이상 체납된 건강보험료가 1000만원 이상인 개인 ▲2년 이상 체납된 연금보험료가 5000만원 이상인 사업장 ▲2년 이상 체납된 고용·산재보험료가 10억원 이상인 사업장 등이다.

각 보험료 체납액에는 보험료뿐만 아니라 연체료와 체납처분비 결손(관리종결) 금액이 포함된다. 체납자의 성명과 상호, 나이, 주소는 물론 체납액의 종류와 납부기한, 금액, 체납요지 등이 공개된다.

고액상습체납자 중 서울 서초구에서 법률사무소를 운영하는 변호사 P(59)씨는 국세청 과세소득이 1억1557만원으로 납부능력이 충분한데도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고 있다. P씨의 체납내역은 45개월치 건강보험료 5595만1849원, 71개월치 연금보험료 6315만9570원 등이다.

지역에서도 '얌체 체납족'은 있었다. 고액체납자를 지역별로 분석한 결과, 대전 27명, 세종 3명, 충남 82명, 충북 36명 등 모두 148명이 건강보험료 고액상습체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중 대전 서구에서 법률사무소를 운영하는 변호사 K(57)씨는 72개월 동안 건강보험료를 체납하고 있다. K씨가 납부해야하는 건강보험료는 9444만원에 달한다. 건물임대업자 K(62)씨도 1억6812만원에 달하는 토지와 건물(3079만원)을 소유하고 있지만, 30개월치 건강보험료 1247만6890원을 내지 않고 있다.

건보공단은 건강보험과 국민연금은 지난 2월 27일, 고용·산재보험은 4월 13일에 각각 1차 보험료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공개예정대상자(1만9435명)을 선정했다. 이후 이들에게 사전 안내문을 발송했다.

6개월 이상 소명기회를 부여한 후 체납자의 재산상태, 소득수준, 미성년자 여부 등 납부능력이 있는지를 검토해 2차 재심의(12월 27일)에서 최종 공개 대상을 확정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인적사항 공개는 고액상습체납자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고, 보험료 자진납부 유도로 보험재정의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공개대상자뿐만 아니라 공개에서 제외된 체납자에 대해서도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징수를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공개대상자들이 의료기관을 이용할 경우 진료비 전액을 부담케 하는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송익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