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벨트 토지 보상 주민 갈등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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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벨트 토지 보상 주민 갈등 '점입가경'

대전시 토론회 열었지만 대책-비대위 이견 못좁혀

  • 승인 2015-12-17 18:08
  • 신문게재 2015-12-18 1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대전 신동·둔곡지구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토지 보상기준을 둘러싸고 주민 내부조직이 갈리며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

급기야 대전시가 기존 주민대표인 과학벨트보상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와 새롭게 조직된 과학벨트주민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서로 이견 대립으로 충돌하고 있어 토론회를 열었지만 갈등의 불씨만 키웠다.

17일 대전시는 유성구 구즉동 주민센터에서 대책위와 비대위의 오해를 없애기 위해 '과학벨트 거점지구(신동·둔곡) 개발사업 보상관련 주민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선 각 위원회의 위원장과 감정평가사, 법무법인 관계자, LH(한국토지주택공사) 관계자 등이 참석해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백석환 대책위원장이 그동안 대책위의 행보에 대해 설명했다. 백 위원장은 “보상지역 방문과 자료수집, 법무법인자문, 자문변호사를 만나 자문을 구하고 주민들을 위해 힘썼다”며 “2014년을 기준으로 한 공시지가를 반영하기 위해 감정평가 협회를 방문하고 꾸준하게 LH 측에 공시지가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법률에 따라 어쩔 수 없어 보상가를 2009년 공시지가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성운모 비대위원장은 “일을 안했다고 하는 게 아니다”라며 “이런 자리를 만들어 주민들에게 공개하고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누구에게 알리려고 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활동했다”며 “난 전문가는 아니지만 얻어낸 결과물이 없어 비대위가 생겨 이런 자리가 만들어 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비대위측 신석범 변호사가 나서 보상문제를 언급했다. 신 변호사는 “주민 어느 한사람도 수용자체를 문제 삼은 적은 없지만 보상 금액이 작은 것은 문제”라며 “국가공권력에 의해 주민들은 수용하고 있지만 국가는 양도세를 내라고 한다. 주민들은 기존의 생활공동체가 있어 뿔뿔이 흩어지는 꼴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책위측 박래현 감정평가사는 “규정대로 감정평가를 했지만 토지보상법 제70조 5항을 적용하는 것에 대해 감정평가협회에 질의한 결과 대덕특구개발과 과학벨트는 같은 사업으로 보기 때문에 보상가 시점이 2009년이 맞다고 왔다”며 “근거법에 따라 2009년 공시지가를 적용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박 평가사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주민들은 격분했다. 한 주민은 “세종시로 인해 공시지가가 많이 올랐고 사업승인 날자를 기준으로 하는게 맞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지철 비대위 관계자는 “감정평가를 3명이서 했는데 모두 똑같아 엉터리 평가”라며 “주민들과의 총회를 통해 서명을 얻어 대책위를 해산시키자는 결정까지 나왔는데 해산하지 않는 이유가 뭐냐”고 비판했다.

주민들은 서로 격분하며 대책위 사태를 요구하고 나섰다. 토론회가 막바지에 다다르자 백 위원장과 일부 주민들간의 몸싸움이 일어나 경찰이 중재에 나서는 등 상황이 심각해지기도 했다. 토론회는 별다른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은 채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과학벨트의 토지 보상기준을 둘러싼 대책위와 비대위의 실타래가 잘 풀려나갈지 주목되고 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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