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에게 12월은 가장 처량한 달이 됐다. 그것은 박수현 의원(공주·사진)에게도 마찬가지. 애달픈 개인사까지 고백하며 당의 화합을 간절히 원했고 “당원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해달라”고 호소하며 제1야당다운 모습을 촉구했지만 안철수 전 대표의 탈당으로 당이 분열 위기에 놓인 탓이다. 당의 명운이 걸린 제20대 총선을 단 4개월 앞둔 이 시점에 당내 상황은 분열을 넘어 해체 위기란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 결과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지역구인 공주가 보수층이 두텁기로 알려져 있는 부여·청양과 통합될 가능성이 높게 거론되고 있기에 그의 어깨에 짊어진 무게가 적지 않다. 그러나 박 의원은 거듭 “국민과 당원께 정말 죄송하다”면서 “이 위기를 심기일전의 기회로, 각오를 다지는 기회로 삼아 당의 단합과 단결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데 많은 의원들이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갈등과 분열을 끝내고 이제는 모두가 하나로 뭉쳐야 한다. 화합과 혁신을 통해 국민께 신뢰받고 인정받는 정당으로 거듭나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편집자 주>
- 당이 혼란스럽다. 분당 위기 최고조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총선 4개월을 앞두고 국민의 삶이 참 어려운데 제1야당으로서 국민께 희망과 단결의 모습을 보여드려야 함에도 분열과 갈등의 모습을 보여 드린 점에 대해 송구스럽다. 안철수 전 대표의 탈당을 막아보려고 마지막까지 많은 의원들이 노력했으나 결국 탈당을 막지 못한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국민과 당원께 정말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그 어떤 수식어를 붙여도 지금 우리 당에 필요한 것은 단결과 단합이라고 생각한다. 더는 우리끼리의 손가락질과 내분이 국민을 더 피곤하게 하고 지치게 만들 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단결은 보약이고 분열은 독약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당의 혼란을 수습하는데 저부터 최선을 다하겠다.
▲당이 큰 혼란을 겪고 있는데 초선 의원으로서 할 수 있는 역할과 역량이 부족한 것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초선 의원에게 당내에 역동성도 불어넣고 새로운 정치를 해보라고 국민과 당원께서 선출해 주셨는데 당과 정치 구조는 초선 의원들의 목소리가 반영되기 어렵다는 현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됐다.
그러나 당의 어려움을 조속히 수습하기 위해 당 구성원 모두가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당의 혁신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 총선 승리로 이어질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의원들은 안철수 전 대표의 탈당에 동요하기 보다는 이 위기를 심기일전의 기회, 각오를 다지는 기회로 생각하고 당의 단합과 단결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 문재인 대표가 안 전 대표의 혁신전대를 거부한 대신, 10대 혁신안을 받아들이겠다고 한 배경은 뭐라고 보나.
▲안철수 전 대표가 제안한 '10대 혁신안'의 핵심은 부패혐의 기소자의 공직후보 배제, 부패혐의 유죄 확정자에 대한 당원 제명, 부적절한 언행 엄정 대처 등을 통해 당의 체질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었다. 국민께 신뢰받고 사랑받는 정당으로 거듭나고 우리 정치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하기 위한 조치라고 생각했다. 문재인 대표가 안철수 전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은 계파의 유불리를 떠나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혁신할 것은 제대로 혁신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을 것이다. 또 한 가지 이유는 안철수 전 대표와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전향적인 조치였다고 본다.
- 충청권 의원 모임은 당내 분란을 해소키 위한 방안으로 조기 선대위를 제안했었는데.
▲당의 혼란으로 충청권 민심이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단결과 화합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총선을 단 4개월 앞둔 시점에서 국민께 갈등과 분열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보다는 '조기 선대위'를 구성해 당의 리더십 혼란 문제를 극복하고 충청권 민심을 아우르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이다.
- 내년 총선은 새정치연합에게 어떤 의미라고 보나.
▲박근혜 정부의 임기가 절반을 넘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약속한 '국민행복'과 '민생'은 반토막이 났다. 연이은 인사실패와 경제양극화의 심화, 청년실업 확대, 복지공약 파기 등으로 국민의 삶이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박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통치와 신공안 통치로 민주주의는 후퇴했고, 국민통합 대신 사회 분열과 갈등만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박근혜 정부의 실정을 막아내고 민생과 민주주의를 살려야 한다. 제20대 총선을 통해 국회 내에서 정부여당에 대한 견제세력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암울해질 것이다.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의 뜻을 받들어 2016년 총선에서 승리하고, 이를 디딤돌 삼아 2017년 대선에서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뤄내도록 하겠다.
- 총선 승리를 위해 새정치연합이 해야할 일은.
▲무엇보다 갈등과 분열을 끝내고 모두가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본다. 또 화합과 혁신을 통해 국민께 신뢰받고 인정받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남긴 '통합과 화합'의 메시지를 되새겨야 할 때다. 당의 구성원 모두가 개인적 이해득실을 떠나 살신성인의 자세로 하나가 되어 총선승리와 정권교체로 대한민국의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
▲공주는 24곳 지역구 통합 대상 중 유일하게 여야가 통합되는 지역구로 20대 총선은 그 어느 때보다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러나 지난 19대 총선 당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당당하게 시민의 선택을 받았다. 주어진 여건 속에서 최선을 다하고 유권자 한분 한분께 진정으로 다가간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믿고 있다. 지역구 통폐합이 꼭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선거구가 합쳐져 제 발걸음이 보다 넓어지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고, 새로운 유권자들과 만날 날이 기다려진다.
저를 아끼고 사랑하는 분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좌고우면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 공주시의 현안 중에 세종시 블랙홀 피해를 얘기하지 않을 수 없는데.
▲공주시는 세종시에 면적의 8.2%, 인구의 4.9%를 내줬다. 이로 인해 지역경제가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지금 공주는 미래 100년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할 때라고 본다.
공주는 대한민국 중심에 위치한 지리적 여건과 수많은 역사문화유산, 천혜의 자연환경, 우수한 인적자원,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갖춘 곳이다. 이를 잘 활용한다면 공주시와 세종시는 충분히 상생발전할 수 있다. 세종시 건설의 본래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선 주변지역과의 상생발전이 필요하기에 세종시와 공주를 잇는 인프라 구축과 정부 차원의 다양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 연말이자 새해가 다가오고 있다. 지역민과 독자들에게 한마디.
▲다사다난했던 올 한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지역민과 독자 여러분의 노고에 큰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남은 기간 소외된 이웃을 생각하며 따뜻한 정을 나누시길 기원한다. 경제·사회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정치가 국민께 희망이 아니라 실망을 드리고 있어 매우 송구스럽다.
이제는 달라진 정치를 통해 국민께 행복을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정치인을 섬기는 국민이 아니라 이제는 정치인으로부터 섬김을 받는 국민이 될 수 있도록 나부터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낮고 소외된 곳을 살피도록 하겠다.
새해는 원숭이의 해이다. 재주 많고 긍정적인 원숭이처럼 새해에는 원하는 것을 모두 이루고 행복한 한 해가 되길 기도드린다.
대담=김재수 취재2부장(부국장)·정리=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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