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창귀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 경제조사팀장 |
내년에는 우리경제가 어떻게 될까? 모두들 좋아지기를 바라고 또 좋아져야 할 것이다. 다행히 주요 기관이 발표한 내년 경제전망을 보면 올해보다는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KDI와 한국금융연구원은 내년 경제성장률을 3.0%로 예측했는데 이는 올해에 비해 0.3~0.4%p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우리경제가 나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는 우선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세계경제 성장률이 올해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우리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올해보다 낮아지고 유럽의 성장률도 올해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경제가 다소 회복되고 일본 경제도 올해보다는 좋아질 것 같다.
우리지역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경우 올해 6%대 후반에서 내년에는 6%대 중반으로 성장률이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투자, 수출, 산업생산 등 대부분의 지표도 둔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흐름에 대해 중국정부는 경기부양보다는 구조조정에 보다 힘을 쓰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리고 수출 중심 정책에서 내수 위주 정책으로의 변경을 예고하고 있어 중간재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의 대중국 수출 둔화 추세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
일본경제는 소득증가가 지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메커니즘이 작동하면서 내년에는 올해보다 다소 나아질 전망이다. 최근 일본은행이 발표한 경제전망 자료를 보면 올해는 1.2% 성장하고 내년에는 이보다 높은 1.4% 내외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경제도 올해보다 다소 나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전망 기관에 따라 다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은행(FRB), IMF, OECD 등은 올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는 반면 민간 투자은행들은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내년도 우리경제 전망을 부문별로 보면 수출은 감소폭이 완화되고 내수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세계교역 신장세가 예측치보다 낮아지게 되면 우리경제 성장률도 덩달아 낮아질 가능성이 있으며 중국경제 불안과 미국 금리인상이라는 소위 G2 리스크도 여전히 위험요인이다. 그리고 예년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가계부채, 인구고령화 등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계를 넓혀 중기적으로 보더라도 우리경제가 크게 좋아지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인구고령화에 더하여 자본의 한계효율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을 고려하면 내년은 우리경제에서 아주 중요한 해가 될 것 같다. 특히 내년에는 우리나라 총인구에서 생산가능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고점을 찍는 시점으로 향후 부동산, 고용, 소비 등 여러 부문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인체에 비유하자면 노령화가 진행되면 순환계가 영향을 받는 것과 같은 이치다.
현재 우리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생산이 소득으로 연결되지 않고 소득이 소비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소비회복 방안으로 소득 확충 혹은 분배 문제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는 이유다. 필자가 100여개 국가의 패널 데이터를 이용하여 분석해본 결과 소득불균등과 경제성장률은 역의 관계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우리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소득불균등 완화를 통해 적정 소비를 유도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최근 국회에서 비준된 한·중 FTA를 충분히 활용하여야 한다. 충남은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전국에서 가장 높을 정도로 중국경제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한중FTA가 우리지역에 미치는 영향은 전체적으로 보면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클 것으로 보이나 산업별로 크게 다를 수 있으므로 면밀히 검토하고 맞춤형 대응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과거와는 달리 주변 여건이 급변하고 있다. 열린 마음으로 미래를 내다보고 준비하는 혜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창귀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 경제조사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