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생 검찰실무시험 거부…사시 갈등 '일파만파'

로스쿨 수강생 99% 검찰실무시험 응시 거부 사시준비생 “로스쿨 학생회 임원 고발” 대응

전국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생들이 지난 12일 치러진 검찰 실무시험을 거부하는 등 법무부의 사법시험 폐지 유예를 둘러싼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전국법학전문대학원 학생협의회(협회장 이철희)는 “이날 오전 전국단위로 실시된 검찰 실무시험에 전국 2학년 로스쿨 수강생 1025명 중 99.02%인 1015명이 응시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검찰실무 시험은 검사 임용시 필수 학점으로 검찰에서 각 로스쿨에 파견된 교수들이 강의와 시험을 모두 주관하며, 동일한 날 동일한 내용으로 전국 로스쿨생을 대상으로 치러진다.

법무부가 재시험은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는 상황이어서 내년 검사 임용 수급에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앞서 지난 5일 예정돼 있던 사법연수원에서 판사 자격이 있는 교수를 파견해 수업이 이뤄지는 형사재판실무(형사소송실무) 시험은 로스쿨 재학생들이 전면 학사거부와 자퇴서를 제출하며 반발하자 사법연수원 교수회의를 통해 시험일정을 잠정 연기한 바 있다.

전국 로스쿨생들은 이후 학사일정 거부는 물론 내년 1월 4일 예정된 제5회 변호사 시험도 거부도 예고하고 있다.

앞서 25개 법학전문대학원장 등은 긴급 총회를 열어 내년 치러지는 사법시험 문제 출제 거부 의사를 밝힌데 이어 소속 교수들 역시 변호사 시험 출제 거부를 밝힌바 있다.

이런 가운데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변호사 1660명으로 구성된 한국법조인협회(회장 김정욱 변호사)는 로스쿨 학생들이 검사 임용을 위해 필수적인 검찰실무시험을 전면 거부한 것에 대해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한국법조인협회는 “이번 사태는 법무부가 사법시험 4년 유예 발표를 무리하게 했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며 “법원이 주관하는 형사재판실무와 달리, 법무부는 무리하게 시험을 강행해 학생들의 전면 거부 사태를 유발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대와 한양대 로스쿨 학생회가 자퇴서 제출 등 집단행동에 불참할 경우 불참 학생들의 명단을 공개하고 지정좌석 이용을 배제하는 등의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며 사법시험 준비생들이 두 학교 로스쿨 학생회 임원들을 검찰에 고발하는 등 사법시험 폐지 유예를 둘러싼 갈등은 점차 확산되고 있다.

오희룡 기자 hui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