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주시 산성동에 있는 공산성 일대에서 확인된 백제시대 관청 건물군.[문화재청 제공] |
문화재청은 “올해 공산성의 성안마을이 있었던 북서쪽 대지 1만2000㎡를 조사한 결과, 백제시대 건물지 31동과 연못, 나무 사다리 등이 출토됐다”고 10일 밝혔다.
발굴 결과에 따르면, 발굴지는 완만한 구릉 사면부로 5단의 계단식 축대를 쌓았다. 180cm 간격으로 나무기둥을 세워 보강하고 있다. 대지 중앙부는 마당을 중심으로 'Г(ㄱ을 엎은 꼴)' 모양의 건물지가 분포되어 있다. 건물지 중 다른 건물보다 2배 이상 큰 장방형(직사각형) 건물이 주목됐다. 이 건물은 3차에 걸친 전문가 자문회의에서 상급의 관청건물군으로 의견을 모았다.
▲ 관청 건물지 북쪽 연못과 사다리.[문화재청 제공] |
건물지 북쪽에선 대형 연못이 발견됐다. 이 연못은 모서리를 둥글게 만든 사각형 형태로, 너비 10m, 바닥면 6m, 깊이 2.6m 규모였다. 연못 바깥에는 1.5m 두께의 점토를 발라 물이 새는 걸 방지했다.
특히 연못바닥에선 백제시대의 나무 사다리가 출토됐다.
대전 월평동유적 내 목곽고에서 발견된 유사한 형태의 사다리 파형과는 달리 이번 나무 사다리는 완전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사다리가 연못 내 진흙 속에 묻혀 있어 형태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사다리는 길이 6m, 너비 70~80cm이며, 발판은 50cm 간격으로 11개가 있다. 못을 사용하지 않고 발판의 양쪽 끝 부분에 장방형의 촉을 내 결합한 형태다. 수종 분석을 통해 사다리 재질은 참나무인 것이 밝혀졌고, 앞으로 정확한 연대측정을 위한 분석을 진행할 예정이다.
출토된 유물은 토기류, 기와조각, 벼루 등 다양하다. 다수의 기와 조각에는 도장으로 무늬가 글자를 새긴 인장 기와가 있다. '王', '古', '久', '口', '工' 등의 문자와 '※', '격자', '산(山) 모양' 등 무늬가 찍혀 있는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산 모양 무늬 기와는 공주 송산리 고분군 내 무령왕릉 출토 은제탁잔과 부여 능산리 사지에서 출토된 백제금동대향로에 새겨진 '山' 모양과 유사한 형태다. 완만한 능선의 산이 2개씩 중첩된 형태로 표현돼 당시 백제인의 인식과 자연관을 엿볼 수 있다.
한편 문화재청과 충남도, 공주시, 공주대박물관은 11일 오후 4시 공산성에서 제8차 발굴조사 성과 현장 설명회를 개최한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