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중순의 극장가는 연말의 하이라이트를 앞두고 잠시 숨을 고르는 모습이다.
다음주 '스타워즈:깨어난 포스'(17일), '대호'(16일), '히말라야'(16일)의 개봉을 앞두고 이번 주 극장가는 눈에 띄는 대형 화제작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박스오피스 1위는 '내부자들'(감독 우민호)이며 2위 '하트 오브 더 씨', 3위 '검은 사제들'이 차지했다. 강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 '타이밍', 톰 하디가 1인 2역에 도전한 '레전드',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파더 앤 도터' 가 10일 개봉했다.
쌍둥이 갱스터 형제의 전설적 실화
런던의 촌구석 이스트엔드에서 주먹 꽤나 쓰는 쌍둥이 형제로 이름을 날리던 레지 크레이와 로니 크레이. 한날 한시에 태어났지만 정 반대의 성격을 가진 크레이 형제는 서로를 생각하는 우애만큼은 끈끈하다. 타고난 주먹과 뛰어난 사업 수완으로 마피아와 손잡고 법과 경찰을 피해 세력을 키워나가던 크레이 형제는 어느덧 런던의 밤을 장악하며 유명인사가 되어가지만, 곧 이들 형제에게 위기가 닥친다. 이성적인 형 레지는 연인 프랜시스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위험한 갱스터 생활을 청산하고 능력 있는 사업가로 변신해 세력을 확장해 나가려 한다. 하지만 엉뚱하고 무모하기 짝이 없는 통제불능 동생 로니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조직을 운영하며 사건 사고를 일으킨다.
매번 조직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는 로니에게 점점 인내심을 잃어가는 레지. 자신의 방식을 인정하지 않는 형을 향한 불만을 쌓아가던 로니. 두 형제는 사사건건 부딪히기 시작하고, 급기야 로니는 수습 불가능의 대형 사고를 치고 마는데….
톰 하디가 상반된 성격을 가진 쌍둥이로 생애 첫 1인2역 연기에 도전, 단순무식한 동생 로니와 이성적인 형 레지의 모습을 제대로 소화했다. 톰 하디에 의한, 톰 하디를 위한 영화라는 평이다. '매드맥스:분노의 도로'에 출연했던 톰 하디를 기억하는 팬이라면 양복차림 톰 하디의 또 다른 매력을 느껴볼만하다.
4명의 시간능력자 '미래를 바꿔라'
4명의 시간 능력자들이 미래를 바꾼다는 흥미로운 소재를 다룬 강풀 작가의 동명 웹툰 작품을 애니메이션으로 옮겨 담았다. 강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최초의 장편 애니메이션이어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강풀의 작품은 2006년 '아파트'를 시작으로 '26년', '이웃사람', '그대를 사랑합니다' 등 총 12개 중 6편이 영화화됐다. 이번 애니메이션 '타이밍'이 7번째 영화화다.
국내 개봉에 앞서 제19회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에서 처음 공개되어 최고상인 장편부문 그랑프리를 수상하기도 했다. 제작 기간 5년, 200여 명이 넘는 스태프들이 투입됐다. 애니메이션이기는 하지만 15세 관람가이다.
25년전, 어릴적 아빠에 대한 기억
'행복을 찾아서', '세븐 파운즈'의 가브리엘 무치노 감독의 작품이다. 여주인공으로 나온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재발견'이라고 할 정도로 열연이 돋보인다. 아버지 역의 러셀 크로우와 어린 시절의 케이티 역을 맡은 카일리 로저스의 연기도 좋다. '천재 아역'으로 불리는 카일리 로저스의 연기가 자연스럽고 사랑스럽다.
모비딕의 원작 … 94일간의 표류기
1819년 여름 포경선 에식스호는 낸터킷 섬에서 항해에 올랐다. 그러나 15개월 뒤 남태평양의 한가운데서 길이 30m, 무게 80t의 성난 향유고래의 공격을 당하면서 238t의 배가 단 10분 만에 침몰한다. 침몰한 배에서 살아 남은 21명의 선원들은 3개의 보트에 나눠 타고 육지를 찾아 나서지만 남아있던 건빵도 식수도 떨어져 간다. 가족보다 더욱 끈끈했던 그들은 거친 폭풍우와 절망, 고독, 양심과 싸우면서 먹을 것도, 희망도 없는 망망대해에서 살아남기 위해 인간으로서 가장 비극적인 선택을 해야만 하는데….
미국 작가 너새니얼 필브릭의 논픽션 기록을 바탕으로 했다. 원작은 허먼 멜빌의 소설 '백경'(白鯨·Moby-Dick)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었다. 크리스 헴스워스가 에식스 호의 일등 항해사 오언 체이스 역을 맡았다.
전 애인의 결혼식장 잘못된(?) 만남
딸을 지키기 위한 아빠의 사투
이제 남은 것이라곤 두 주먹뿐인 그가 찾아간 곳은 다 무너져가는 동네 체육관에서 아마추어 복서들을 가르치는 은퇴한 복싱 선수 '틱'(포레스트 휘태커). '틱'은 분노로 가득찬 빌리에게 스스로를 보호하는 싸움법과 왼손잡이 펀치, '사우스포'를 가르친다. 이제 빌리는 딸을 되찾고 자랑스러운 아빠로 거듭나기 위해 생애 가장 어려운 시합에 올라서기로 결심하는데…. 마침내 시작된 최후의 도전이 펼쳐진다.
김의화 기자 joongdonews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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