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제1회 대전시교육청 성년식이 열려 한복을 입은 여고생들이 초례의식을 하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
9일 대전 유성구 도룡동 대전컨벤션센터(DCC). 졸업을 앞둔 전통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학생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었다. 대전외고와 우송고 학생 600여 명의 성년식 자리다.
이날 행사는 지난해 10월 대전시의회가 전국 최초로 '대전시교육청 성년식 시행조례'를 제정한 후 마련된 성년식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이날 성년식은 설동호 교육감이 관빈을, 김인식 시의회의장이 계빈을 맡아 치러졌다. 아직 소년·소녀티를 벗지 못한 학생들은 전통 성년식이 낯설 법했지만 시종일관 진지한 모습을 보였다.
학생들은 성균관 강사의 도움말에 따라 삼가례, 초례, 명자례 순으로 동작 하나 하나에 정성을 담았다.
집사가 조심스럽게 성년을 맞은 여학생들의 머리를 빗겨주고 비녀를 꽂아주는 삼가례 의식이 시작되자 이내 친구와의 대화를 멈추고 엄숙해 졌다. 갓을 쓴 남학생들은 어색한지 머리를 만지며 피식 웃어보인다. 술을 내리는 초례 순서에서는 감춰졌던 해맑은 미소를 띠며 화기애애한 모습이었다.
우송고 이지석군은 “전통한복을 입고 의식을 직접 체험해 보니 정말 어른이 된 것 같다”며 “이렇게 잘 키워주신 부모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예의 바르게 행동해야 겠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대전외고 이정미양도 “어떠한 고난도 극복할 수 있는 성숙한 어른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성년이 되는 이에게 새로운 이름, 자를 내리는 명자례 의식에서 설 교육감은 대표 학생에게 “예의 모든 절차를 이미 갖췄으므로 너의 자(字)를 지어주나니 아름다운 글자와 깊은 뜻에 맞도록 살아갈 것이며 잘 간직해 길이 보존토록 하라”고 말한 뒤 이름 한자 한자를 불렀다.
딸의 성년식 모습을 지켜본 박종훈씨는 “오늘 성년식을 통해 성년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와 예의 규범 등을 잘 익혔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아름 꽃다발을 들고 연신 흐뭇한 표정을 짓는 학부모 황옥선씨는 “직접 한복을 입고 성년식을 치른 만큼 책임감을 다하는 성숙한 어른이 되길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이런 성년식이 널리 보급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황인호 대전시의회 부의장은 “성인이 된 만큼 경제적인 관념도 심어주고자 성년식 기념 통장 등도 선물로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아이들이 사회에 걸맞은 역할과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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