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적성과 취업 고려해 대학·전공 선택하길

  • 오피니언
  • 세상읽기

[세상읽기] 적성과 취업 고려해 대학·전공 선택하길

  • 승인 2015-12-09 14:43
  • 신문게재 2015-12-10 22면
  • 김희수 건양대 총장김희수 건양대 총장
▲ 김희수 건양대 총장
▲ 김희수 건양대 총장
지난 2일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발표되면서 고3 입시생과 각 대학들은 전시 상태에 돌입했다. 이번 달 말까지 가나다군의 정시모집이 끝나기 때문에 입시생은 자신이 원하는 대학이나 전공과 성적표를 견주어 볼 것이며, 대학은 우수한 학생들을 모집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대학 전공은 학생의 미래 진로나 직업과 연결되기 때문에 심사숙고해 선택해야 한다. 4년 동안 흥미를 갖고 배울 수 있는 전공인지, 평생직장으로 몸담고 일할 수 있는 분야인지 세심하게 검토하고 결정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자신이 원하는 전공과 성적표 사이의 괴리다. 흔히 말하는 대학을 선택하느냐, 전공을 선택하느냐의 기로에 서게 되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지금 당장의 단견으로 전공보다 대학을 선택할 경우, 전공 수업에 적응하지 못하고 괴로운 학창생활을 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개론이나 입문 과목이 많은 1학년 때는 어느 정도 적응할 수 있겠지만 필수와 심화과목으로 이어지는 2학년 때부터는 흥미를 잃기 쉽다. 대학 전공은 말 그대로 그 방면의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쌓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니던 대학을 그만두고 다시 입시를 치르는 경우가 있는데, 학생과 부모가 감당해야 할 정신적 고통과 시간적, 경제적 낭비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대학 선택의 또 하나의 관건은 취업이라고 할 수 있다. 청년 실업률이 심각한 요즘 대학교육은 입학보다 졸업 후 취업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학의 취업률이 대학 평가의 주요 지표가 되고 학교의 위상과 선호도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학이 학생들의 취업역량 강화를 위해 커리큘럼을 개편하고 실무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 지원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학생들 역시 직업과 취업 전망을 고려해 전공을 선택했을 경우 높은 취업률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직업과 취업을 염두에 두고 전공을 선택한 학생의 취업률은 82.6%를 기록했는데, 흥미와 적성에 따라 선택한 경우 78.4%, 성적에 맞추거나 주변 사람들의 권유로 선택한 경우는 76.6%로 가장 낮은 취업률을 기록했다. 그리고 전공을 성적에 맞추거나 주변 권유에 따른 집단은 업무와 전공 일치도가 매우 낮아 전공과 무관한 분야에 취업하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취업을 고려해 전공을 선택한 학생은 취업 후 월급도 가장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적이 아니라 적성이나 취업에 맞춰 전공을 선택하라는 말이 진부하게 들릴 수도 있다. 어느 재벌 총수가 '똑똑한 사람은 노력하는 자를 당할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겁게 일하는 사람을 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말은 대학생활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아무리 똑똑해도 즐겁게 공부하는 학생을 이길 수 없다. 왜냐하면 대학 전공은 한 우물을 깊이 파고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적성에 맞지 않으면 오래 버텨낼 수 없기 때문이다.

수많은 학생들을 입학시키고 졸업시킨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본다면, 좀더 먼 장래를 보고 학생들이 자신의 전공을 선택하기를 권한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어떤 분야에 관심이 많은지, 어떤 일을 할 때 기쁘고 즐거운지, 좋아하는 과목이 어떤 것인지 곰곰 잘 따져보고 대학과 전공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내가 지금 선택하는 이 전공이 평생 나의 업으로 삼아도 좋을지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내가 선택하는 이 대학이 나를 취업까지 책임져 줄 수 있는 학교인지도 잘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내년 봄 대학의 새내기가 될 학생들이 자신이 재미있게 잘할 수 있는 전공, 그리고 자신을 잘 단련시켜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로 길러줄 수 있는 대학을 찾아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김희수 건양대 총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2.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3. 원금보장·고수익에 현혹…대전서도 투자리딩 사기 피해 잇달아 '주의'
  4. [대전미술 아카이브] 1970년대 대전미술의 활동 '제22회 국전 대전 전시'
  5. 대통령실지역기자단, 홍철호 정무수석 ‘무례 발언’ 강력 비판
  1. 20년 새 달라진 교사들의 교직 인식… 스트레스 1위 '학생 위반행위, 학부모 항의·소란'
  2. [대전다문화] 헌혈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3. [사설] '출연연 정년 65세 연장법안' 처리돼야
  4. [대전다문화] 여러 나라의 전화 받을 때의 표현 알아보기
  5. [대전다문화] 달라서 좋아? 달라도 좋아!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구역 통합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충청권 행정구역 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를 갖고 뜻을 모아왔으며, 이번 공동 선언을 통해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공동 선언문을 통해 두 시·도는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기 위한 특별..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