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조영남씨가 지난 3일 오후 4시 대전MBC 공개홀에서 임세혁 대전MBC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조영남 토크콘서트'를 여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조영남씨는 이날 1·4후퇴때 피란 내려와 살던 예산군 삽교읍을 노래하면서 5학년때 서울로 전학와 고2때 콩쿠르 나간 이야기, 한양대 음대에 4년 장학생으로 들어갔다가 스캔들 사건으로 학교를 자퇴하고 다시 서울대 음대 성악과를 들어간 이야기를 들려줬다. 또 '제비'를 부르면서 자신이 대한민국 제비족 대표라고 농을 건넨 뒤 서울대 성악과 시절 미 8군에서 노래를 부르면서 쎄시봉에서 그 당시 홍익대 미대생 MC였던 이상벽씨를 만나 윤형주, 이장희, 김세환을 만나 노래한 이야기, 첫번째 부인 윤여정씨와의 이야기, 아내와 친했던 드라마작가 김수현씨의 시 '지금'에 곡을 붙여 노래 부른 사연을소개했다. 1945년생이니 올해 나이가 70이 넘었지만 외모는 여전히 젊고 활기차보이는 조영남은 그러나 “아침에 팬티를 입으려했나, 벗으려했나 기억이 안나고, 안경을 쓴 위에 또 써서 딱소리가 날만큼 생활건망증이 심하다”고 소개해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조영남씨는 이날 세 명의 게스트를 초대했는데 그 중 한명은 테너 임철호씨로 '에스페라도'를 같이 불렀고, 또 한명의 게스트인 가수 왁스와는 패티김과 조영남이 함께 불렀던 노래들을 듀엣으로 불렀다. 이어 세번째 게스트로 나온 사람은 바로 큐레이터 신정아씨였다.
조영남씨는 신정아씨와의 인연에 대해 “신정아씨가 금호미술관 큐레이터로 있을 당시 기획전에서 만난 사이”라고 소개했다. 신정아씨는 “조영남씨는 가수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가장 창의력이 뛰어난 화가라고 생각한다”며 “조영남씨의 화투 그림이 매우 신선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영남씨는 내년 4월까지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을 만든 서울대 김영원 교수와 함께 충무로에 세워질 야외 조각 작품을 공동작업하게 됐는데 제가 큐레이터를 맡게 된 인연으로 오늘 이 자리에 왔다”고 밝혔다. 조영남씨는 “예전에 대전 아주미술관에서도 선보였던 화투 그림은 남들과 다른 차별성을 보이려고 그려봤는데 남들은 그당시 비웃었지만 지금은 제 작품중 가장 비싼 작품이 됐다”고 소개했다. 이날 조영남씨는 화개장터 탄생 비화로 조영남의 히트곡중 하나인 '화개장터'는 김한길 전 국회의원의 시에 곡을 붙이게 된 것”이라고 소개했다. 또 고인이 된 고복수 원로가수 장례식장에 갔을때의 웃지못할 에피소드를 들려준 뒤 노래 '모란동백'에 얽힌 사연, 자신이 세상을 떠났을때 후배들이 모란 동백을 불러줬으면 하는 바람, 묘비명엔 '웃다, 죽다'라고 써줬으면 한다는 사연을 소개했다. 이어 조영남씨는 “저에게 이루고 싶은 버킷 리스트는 아무것도 없다”며 한 시대를 풍미한 풍운아로서의 엉뚱하고 짓궂지만 다양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들과 대중에게 사랑받아온 자신의 노래들을 풍부한 유머와 함께 들려주고 떠났다.
한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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