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청산 공주대 명예교수·전 공주문화대학장 |
첫째, 백제문화제의 개최지역을 왕도 중심으로 하더라도 백제의 얼이 서려있는 전승 유적지로 확대한다면, 해당 지자체 주민들은 물론 국내외 관람객들이 다수 참여할 수 있다. 백제시대는 한성(서울, 29대왕, 494년간)에서 웅진성(공주, 4대왕, 63년간)과 사비성(부여, 6대왕, 122년간)으로 천도하여 경인지역을 비롯한 충청지역과 호남지역을 차지했었다. 그리고 비류왕의 미추홀(인천) 도읍과 무왕의 금마왕궁(익산) 유적과 의자왕의 황산벌(논산) 전투도 서민문화의 자취가 남아있기 때문에 개최지로 고려하여 백제문화제를 확산할 수 있다. 그간 충청지역에 국한된 공주시와 부여군이 백제문화제를 힘겹게 육성해왔더라도 대국적 견지에서 시선을 확대하여 행사를 광역화하고 다변화해야 전국민의 주목을 받는다.
둘째, 백제문화제의 개최방법을 윤번제로 시행한다면, 관할 광역시도가 지원하고 해당 시군구가 주관하면서 예산을 축적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국내외 최대의 역사 문화축제가 될 수 있다. 60여년간 영세한 공주와 부여지역에서 백제문화제를 단독, 동시, 윤번, 공동 개최하느라고 어려움이 많았다. 그런데 체육 행사에서 올림픽과 월드컵과 전국체전이 윤번제로 개최하듯이 공주(충남), 송파(서울), 부여(충남), 익산(전북) 등지에서 4년에 한번씩 순회 개최할 때에 지역의 정체성과 특성을 살리고 선의적 경쟁 속에서 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재조명하여 계승 발전시켜 나가게 된다. 해당 지자체 단체장들이 협약을 체결하고 시행한다면, 최소한 경주의 신라문화제보다 능가하고 다채로운 문화제로 확장될 것이다.
셋째, 백제문화제의 행사내용을 창의적으로 연구 개발하여 시행한다면, 백제문화가 교류된 한중일의 동아시아뿐만 아니라 구미 선진국까지 세계문화로 승화되어 백제의 역사문화가 국제화 세계화될 수 있다. 일찍이 백제문화는 중국문화를 유입하여 재창조하고 일본문화의 원류가 되도록 전파해서 일본인들도 인정하는 한중일 문화의 중심에 자리했었다. 이를 계승 발전시켜서 한류의 열풍과 함께 전세계에 새로운 역사와 문화와 예술을 창조하는데 앞장서야 한다. 신라문화제가 터키와 교류한 선례처럼 백제문화의 콘텐츠를 새롭게 창출하여 21세기에 국내외 최대의 문화제로 거듭나야 한다.
끝으로, 백제문화제의 육성방안으로 해당지역들이 연합하여 가칭 '백제문화(제)연구개발원'을 개설한다면, 관할 시도와 해당 시군구가 출자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전문 기관과 조직이 가동되어 백제문화제를 격상시킬 수 있다. 각 시도별로 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조사 발표하던 영세한 기구가 국가 차원에서 연구 개발하는 기관으로 승격될 수 있다. 또한 이 기관에서 백제문화제를 위한 예산확보, 개최방법, 행사내용, 행사운영, 그리고 육성방안 등을 꾸준히 연구 개발하고 실천에 옮긴다면, 백제문화제의 성장 발전에 획기적인 전기가 될 것이다. 특히, 백제문화제의 윤번제와 동시다발 개최, 행사 내용과 운영 방법의 조정, 그리고 일관성 있는 육성방안을 추진하여 커다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이제 백제문화제의 행사계획은 충청남도와 공주시와 부여군의 예산타령이 아니라, 백제의 도읍지였던 경인지역을 비롯한 충청지역과 호남지역의 관할 지자체와 백제의 후예들이 동참하는 국내외적인 대형 행사로 발돋움해야할 때다. 지자체 단체장의 사심과 지역민의 이기주의가 사라져서 백제의 후예들이 대다수 참관하는 백제문화제를 육성 발전시켜야 한다.
임청산 공주대 명예교수·전 공주문화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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