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선숙 구즉도서관 사서 |
'절대'와 '못 바꾸는'이 주는 어감 때문일까. 세상을 바꾸고, 나를 바꾸고, 뭔가 지속적인 자기계발을 요구하는 요즘 시대와 반하는 묘한 분위기에 이끌려 여러 날 공들여 틈날 때마다 동영상 강의를 들었다. 정신과 전문의 김상준 원장의 동영상에서 시작된 인간 내면의 심리에 대한 호기심은 그가 쓴 책들을 검색하게 되었다. 그렇게 만난 책이 '프로이트와 영화를 본다면'이다.
▲프로이트와 영화를 본다면 |
책속에서 소개되는 영화로는 매트릭스, 레옹, 피아노, 마스크, 여인 사십, 아마데우스, 데미지, 가을의 전설, 까미유 끌로델, 여인의 향기, 밀양 등 33편의 영화와 같은 주제의 유사한 영화가 소개된다.
영화는 정신분석학과 심리학 이론을 기준으로 1부에서 5부까지 주제를 달리하여 분류된다. 각각의 영화에는 책읽기의 포인트가 되는 주인공의 내면탐색과 관련된 주제가 주어진다.
지은이는 영화 속 인물들의 행위에 숨은 수수께끼들을 심리학과 정신의학의 잣대로 풀어내고 의미를 부여한다. 현실과 가상현실의 세계, 콤플렉스, 페르조나, 에릭슨의 인간발단단계, 치매, 심리학적 의식의 유형, 꿈의 의미, 자살, 상처, 아니마와 아니무스 등의 정신의학과 심리학 용어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 있게 보았음직한 영화의 선택은 읽는 재미와 보는 재미를 더해주는 작가의 혜안이 느껴진다.
우리는 살면서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간에 다양한 인간관계 속에서 주어진 사회적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그러한 관계 속에서 사랑하고 상처를 주거나 받고 외로워하고 이별하면서 생활한다. 때로는 주어진 상황을 부정하기도 하고 자신 안에 숨어버리기도 한다. 영화 속 사람읽기는 숨어있는 나 자신을 만나게 해준다.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야 한다.
사회적 역할에 주어진 가면 속에 숨은 진짜 나와의 만남을 이 책을 통해서 만나볼 수 있다. 진짜 나와의 만남은 억압된 나를 자유롭게 해준다.
한 권의 책읽기로 내 안의 나를 만날 수 있는 시간, 맛있는 책읽기가 여러분에게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이고 싶다.
정선숙 구즉도서관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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