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에는 그의 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의 대표작 9점이 전시됐다. 박 화백은 홍익대 회화과를 졸업한 후 동 대학 미술대 교수와 미술대 학장을 지냈다. 1970년대 사단법인 한국미술협회 부이사장과 이사장을 역임하며, 한국 현대미술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은관문화훈장을 비롯해 옥관문화훈장, 국민훈장석류장 등을 수상했고, 지금은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 현대미술의 대표 브랜드 '단색화'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그는 일명 '손의 여행'이라 일컬어지는 묘법 회화를 추구했다. 대표작으로는 원형질 연작, 허상 연작, 묘법 연작 등이있다. 묘법은 캔버스를 이젤에 올려놓지 않고 바닥에 놓은 상태에서 캔버스의 퉁기는 정도와 손의 힘과 움직임을 조율하면서 선을 긋는 것이다. 작품 초기엔 연필 선들이 물감의 젖은 상태를 자극하며 긁히고 뭉친 자극을 남겼다. 1983년 이후엔 한지를 묘법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젖은 한지가 뭉치면서 덩어리지는 특질은 연필로 그어진 선보다 화면의 표정을 한층 더 돋우는 역할을 했다. 하루 종일 무심한 듯 선긋기를 반복하면서 몸과 마음을 수양하는 동양 회화의 세계를 잘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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