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무경찰 선발에 면접시험 대신 공개추첨 방식이 도입된 1일 대전지방경찰청 무궁화홀에서 지원자가 추첨에 사용될 시드번호를 뽑고 있다. 26명을 선발하는 이번 추첨에는 모두 355명이 지원해 높은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
1일 오전 11시 대전경찰청 강당엔 의무경찰(이하 의경)에 지원해 최종 '공개추첨' 관문을 앞둔 지원자와 그 가족 30여 명이 떨리는 표정으로 추첨을 기다리고 있었다.
대전을 시작으로 의경 선발 전형의 최종 단계인 '면접시험'이 사라지고 '공개추첨'으로 합격자를 가린 이날 현장에는 처음 도입된 추첨 방식에 대한 기대와 긴장감이 공존했다.
추첨의 시작은 '추첨번호'를 뽑을 4명을 선정하는 것이었다. 먼저 객석에 앉아있는 지원자와 가족들 중 무작위로 선발된 10명이 0~10까지 숫자를 하나씩 뽑았다.
의경어머니회장과 응시자부모대표가 상자에서 숫자가 적힌 공 2개씩을 무작위로 골랐고 이 숫자에 해당하는 숫자를 고른 10명 중 4명이 '추첨번호'를 뽑을 기회를 얻었다. 이어 이들이 다시 숫자 공 2개씩을 뽑았고 이 숫자들을 프로그램에 입력해 최종 합격자가 가려졌다. 합격자 명단 공개를 앞두고 객석은 그 어느 때보다 긴장한 모습이었다.
바로 합격자 26명의 이름이 프로젝터에 공개되자 객석에서는 환호와 탄식이 교차했다. 짧은 시간 동안 젊은 청년들의 군입대가 판가름 났다.
객석에 앉아 환하게 웃고 있는 손기훈(19·대구 북구)씨는 의경 지원 한 번에 합격을 맛봤다. 손씨는 “의경을 전역한 사촌형이 추천해줘 지원했는데 한 번에 돼서 기분이 좋다”며 “아직 얼떨떨한 감도 있지만 입대하면 열심히 복무하겠다”고 밝혔다.
의경 재수생의 얼굴에도 절망감이 가득했다. 이번으로 6번째 의경의 문을 두드린 김종민(20·논산)씨는 “새로 생긴 '추첨' 제도를 좋은 기회라 생각한다”며 “그동안 계속 의경이 하고 싶었던 만큼 앞으로도 계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함께 온 어머니와 서로의 등을 두드리며 추첨 장소를 빠져나갔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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