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지인 대전심리상담센터 연구소장 |
중간입장을 취하는 크라인벨은 중년여성의 위기를 '성장을 위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보며, Wright부부 또한 중년여성의 시기를 '긍정적인 변화의 시기'로 보고 있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중년기의 위기를 겪는다고 보지 않고 중년기를 대다수의 사람들이 통과하는 변화의 시기로 보며, 성숙한 인품으로 성장하며 새로운 시작과 추수를 위한 긍정적인 시간으로 평가한다. 필자는 라빈슨의 중년의 시기를 40~60세로 정하고 있는 것을 근거로 중년여성의 위기를 개인이 처한 특수한 생활환경과 개인이 그 환경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긍정적인 변화의 시기도 될 수 있고, 성장을 위한 전환점도 될 수 있다고 보는 입장이다. 지난달 칼럼에서는 결혼 5년 미만의 부부들의 발달 단계적 과업들과 그 시기의 과업들을 성공적으로 해 낼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이번에는 발달단계로 중년의 시기인 40~60세에 속하는 중년여성에 대해서 알아본다. 그 중에서도 특히 중년기 여성의 개인적인 특성 및 부부관계, 가족관계, 자녀와의 관계 등을 다루고자 한다. 먼저 오늘은 중년기 여성의 개인적 특성과 가족생활주기 안에서 중년여성이 겪는 위기에 대해 살펴본다. 중년여성의 주요한 신체상의 변화로는 육체의 노화와 폐경을 들 수 있다. 다양한 생리적 변화를 겪는 2~5년의 기간을 갱년기라 하며, 이러한 변화의 시기에는 남성보다는 중년여성이 더 높은 위기감을 보여, 중년기 여성의 위기감이 가족문제 또는 사회문제를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 한 여성의 일생이 연령의 변화에 따라 일정한 단계를 거쳐 형성되는 것처럼 한 가족도 일련의 특정한 발달 유형으로 변화하는데 이러한 가족의 발달 단계는 남녀가 결혼으로 새로운 가족을 형성하고 자녀를 갖게 되면서 가족은 확대되고 그 자녀들은 성장한 후 결혼하여 자신들이 자라온 가족을 떠나게 되어 가족은 축소하기 시작하며, 노부부가 사망함으로써 소멸된다. 즉, 사람이 가족에서 경험하는 각 단계에 걸친 시간적 연속을 가족생활주기라고 한다. 이러한 가족생활주기(family life cycle)내에서 볼 때, 중년여성의 결혼생활에는 세 번의 위기를 경험하기도 한다. 첫 번째 위기는 막내가 학교에 들어갔을 때이고, 두 번째 위기는 자녀가 부모의 권위에 반항하는 사춘기의 방황을 겪을 때다. 세 번째 위기는 자녀들이 성장하여 집을 떠나는 시기다. 자신의 삶을 자식만을 위해 헌신해 온 여성의 경우 '빈 둥지 증후군' 이라 해 심한 우울증에 빠지기도 한다. 중년여성의 위기는 중년기에 개인이 심리적으로 경험하는 후회감, 실망감, 초조감, 허탈감 등 과거 및 현재의 삶과 활동에 대한 부정적 의미로 정의되기도 한다.
이러한 세 번의 위기를 경험하면서 중년기에 이르면 자기 존재에 대한 의문을 가지며 아내, 어머니로서의 자아정체감이 아닌 독자적인 자아정체감을 수립하고자 하는 내적 욕구로 인한 위기감과 불안을 경험한다. 이러한 중년여성의 위기감과 불안을 이겨내려면 가족 안에서는 함께 중년기 변화에 직면한 배우자와 동반적 성장을 위한 삶의 재구조화가 필요하며 독립한 자녀들과의 관계 또한 재조정함으로써, 자신의 긍정적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 그리고 사회적관계안에서는 오랜 기간 함께 한 지지집단이 있을 때 위기감으로 인한 중년여성의 우울과 불안 등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므로 건강한 지지집단의 필요성과 중년여성의 불안심리에 대한 개인상담 및 집단상담적 예방교육이 필요하다.
정지인 대전심리상담센터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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