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노인을 위한 재활치료는 따로 있어요

  • 문화
  • 건강/의료

[전문의 칼럼]노인을 위한 재활치료는 따로 있어요

노화에 따른 만성질환 가능성 예방·치료… 약물사용 최소화·인내심 필요

  • 승인 2015-11-30 13:49
  • 신문게재 2015-12-01 11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전문의 칼럼] 노화와 재활의 상관관계

▲ 이주연 유성선병원 뇌졸중센터 재활의학과 과장
▲ 이주연 유성선병원 뇌졸중센터 재활의학과 과장
사람의 외모를 보면 노화의 정도를 알 수 있다. 신체의 겉모습은 노화의 진행정도를 잘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먼저 성인에서 신장의 변화는 거의 없다. 그러나 70세 이후부터는 골밀도와 연골층의 감소, 추간판의 축소, 척추 만곡 등의 원인으로 신장의 변화가 있을 수 있으며, 남성은 약 5 정도 줄어든다. 체중변화는 개인의 식생활 및 운동량에 따라 변화가 심한 편이지만, 남성의 경우에는 50세 까지 증가하다가 이후에는 약간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화에 따른 자세 변화도 일어날 수 있다. 노화가 진행되면서 머리 쪽은 앞으로 나오게 되고 목뼈 부분은 뒤로 젖혀지며 등이 뒤로 굽을 수 있고 허리뼈는 곧아진다. 어깨 관절과, 팔꿈치 관절, 수근관절에도 변화가 오고, 고관절과 무릎관절의 굴곡이 증가하며 발목관절의 가동범위도 감소한다. 또 체중이 증가하면서 지방은 감소하고, 골조직 내 무기질이 약해지면서 골다공증 등의 질병이 찾게 되어 결과적으로 여러 관절에 무리가 생겨 활동저하가 오게 된다.

최근 의학의 발전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수명은 늘어났지만, 대신 관절염, 골다골증에 의한 골절, 뇌졸중,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 등 만성 질환을 갖고 살아가는 노인이 더욱 많아졌다. 이를 가리켜 '퇴행성 질환에 의한 사망의 연기'라고도 한다. 사망률 감소의 대가로 다양한 만성질환을 가진 노인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보건산업진흥원이 발표한 '65세 이상 고령자의 개인지출 의료비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65세 이상 개인지출 의료비는 90만 8670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2011년 연평균 개인지출 의료비는 65세 미만 약 39만원, 65세 이상 약 91만원으로 65세 이상자가 65세 미만자보다 2.3배 더 많이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 전체 의료비용 중 85세 이상의 노인에게 지출되는 의료비용의 비율이 매우 높은 편이다. 85세 이상 노인의 20% 가량이 요양병원 등에서 치료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의 절반 정도는 요양기관에 있는 것보다 적절한 재활치료를 통해 독립적으로 또는 약간의 보조만으로 가정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의 기능회복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규칙적인 운동과 적절한 식이요법, 금연, 기타 건강증진을 위한 취미활동들에 잘 적용해 나간다면 병이나 기타 노화로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의존적인 기능저하 상태가 훨씬 뒤늦게 나타난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의 실정도 미국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최근 의식수준이 높아지면서 노인이라 할지라도 건강하고 독립적인 기능 상태를 유지하고 싶은 욕구가 커지고 있다. 또 핵가족화에 따라 젊은 인구의 경제활동이 늘어나면서 가족 내에서 노인을 간병하고 보조하기가 어려워졌다. 노화과정에서 흔히 만나게 되는 여러 만성 질환을 적절하게 예방하고 치료하며 가능한 장애를 줄이기 위한 재활치료 과정이 점차 요구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노인환자의 재활치료 과정은 치유하는 것보다 관리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노인환자의 재활치료 원칙으로는 ▲기능적 수준을 정확히 평가하는 것 ▲재활에 필요한 자원 및 사용 가능한 자원들을 찾는 것 ▲움직이지 않는 것을 피하는 것 ▲변화된 생리적 반응을 이해하는 것 ▲가족의 기대치와 부합되어야 한다는 것 ▲질병에 대한 진단자체가 아니라 질병의 관리 및 기능적 향상에 관점을 두는 것 ▲단순화한 운동프로그램을 적용하는 것 ▲사회화를 강조하고 자극하는 것 ▲약물 사용은 최소화하는 것 ▲노인이 다발성 결함을 가지고 있음을 인식하는 것 ▲호전이 늦게 일어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인내심을 갖고 치료하는 것 등이다.

나이가 듦에 따라 신체적 변화와 사회적 소외는 단시간 내에 고칠 수 없다. 하지만 적절한 재활과 사회적 지지가 이루어지면 대부분의 노인들은 사회생활을 영위할 수 있고 자가 생활도 가능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노인의 특성을 이해하고 노화에 따른 질병을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한다면 노인의 삶의 질뿐만 아니라 가족의 삶의 질까지 같이 높아져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가을단풍 새 명소된 대전 장태산휴양림…인근 정신요양시설 응급실 '불안불안'
  2. [사설] 의료계 '정원 조정 방안', 검토할 만하다
  3. [사설] 충남공무원노조가 긍정 평가한 충남도의회
  4. 대전사랑메세나에서 카페소소한과 함께 발달장애인들에게 휘낭시에 선물
  5. 제90차 지역정책포럼 및 학술컨퍼런스 개최
  1. '한국탁구 국가대표 2024' 나만의 우표로 만나다
  2. 국방과학일류도시 대전 위한 교류장 열려
  3.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4.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학술적 업적 수상 잇달아…이번엔 국제학자상
  5. 건양대병원, 시술과 수술을 한 곳에서 '새 수술센터 개소'

헤드라인 뉴스


아침밥 안 먹는 중·고생들… 대전 45% 달해 ‘전국 최다’

아침밥 안 먹는 중·고생들… 대전 45% 달해 ‘전국 최다’

대전지역 청소년들의 아침식사 결식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적극적으로 대응해 학생들의 건강 증진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대전교육청은 바른 식생활 교육을 축소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26일 교육부 2024 청소년건강행태조사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학생들의 아침식사 결식률은 지난해보다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전국 800개 표본학교의 중·고등학생 약 6만 명을 대상으로 흡연, 음주, 식생활, 정신건강 등에 대해 자기기입식 온라인조사를 통해 진행됐다. 대전지역 학생들의 아침..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대전시가 충청권 메가시티 완성의 시작점인 광역교통망 구축에 힘을 쏟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부터 신교통수단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도시균형발전 초석을 다지는 것을 넘어 충청 광역 교통망의 거점 도시가 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28년 만에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올해 연말 착공한다. 도시철도 2호선은 과거 1995년 계획을 시작으로 96년 건설교통부 기본계획 승인을 받으면서 추진 됐다. 이후 2012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됐지만 자기부상열차에서 트램으로 계획이 변경되면..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크리스마스트리와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겨울철 대목을 노리고 있다. 우선 대전신세계 Art&Science는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26일 백화점 1층 중앙보이드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선보였다. 크리스마스 연출은 '조이 에브리웨어(Joy Everywhere)'를 테마로 조성했으며, 크리스마스트리 외에도 건물 외관 역시 크리스마스 조명과 미디어 파사드를 준비해 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크리스마스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대전 신세계는 12월 24일까지 매일 선물이 쏟아지는 '어드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