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전현충원 묘소에 영현 안치 후 석비를 세우는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 |
대전현충원에 매장 묘역을 확충하려는 국가보훈처와 묘역 대신 납골 봉안시설을 조성하려는 기획재정부 사이 이견이 있어 필요한 시기에 시설이 마련될 수 있을지 우려를 사고 있다.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국립대전현충원 매장 묘역은 지난달 말 기준 전체 8만738기 중 92% 안장돼 현재 5982기만 남은 상태다.
국가를 위해 헌신한 호국영령과 순국선열 4668위가 지난해 대전현충원에 새롭게 안장됐고, 올해도 10월까지 3246위가 매장 묘역에 잠들었다.
특히, 대전현충원 사병묘역은 지난 해 안장된 영현보다 현재 남은 묘역 수가 적은 실정이다. 작년 사병묘역에 3631위의 영현이 안장됐고 올해 10월까지 화장을 거쳐 2518위가 모셔졌으나, 현재 대전현충원에 남은 사병묘역은 2467기에 불과하다. 지난해 수준으로 안장된다면 대전현충원 사병묘역은 내년 하순이면 꽉 차게 돼 더 이상 수용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장교묘역 역시 지난해 545위와 올해 10월까지 690위의 영현이 새롭게 안장됐으며 앞으로 779기만 남았다.지난 1985년 대전현충원 준공 후 사병 5만2814위와 장교 1만3195위 등 안장 수요가 가장 많은 신분에서 묘소 만장을 앞둔 것이다.
국위선양과 국민적 추앙을 받는 국가사회공헌자묘역도 앞으로는 6위만 안장할 수 있는 공간이 남았다.
묘역 만장을 앞두고 국가보훈처는 지난 해 대전현충원 내 개발제한구역 11만2500㎡를 매장 묘소로 개발하려 국비 16억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화장 유골을 매장하는 묘소 대신 서울현충원처럼 납골 방식의 봉안시설을 조성해야 한다는 방침으로 봉안시설 설치비 13억원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국가보훈처의 매장묘소 계획에서는 11만2500㎡ 부지에 1만7000기의 묘역을 조성할 수 있고, 기획재정부의 봉안시설에서는 2만㎡ 부지 위 봉안시설에 같은 수의 유해를 안치할 수 있다.
안장 대상자들은 납골보다는 매장 묘역을 선호하지만 국립묘지 여건상 안장 대상자 모두를 매장 방식으로 안장하기는 불가능한 현실적 문제가 아직 매듭되지 않은 상황이다.
대전현충원에 납골 방식의 봉안시설이 조성되면 묘역 안장을 못하게 된다는 불확실한 소식이 퍼지면서 작년 대전현충원 안장 중 35.9%가 다른 지역에 있던 묘소를 현충원으로 옮긴 이장이었다.
국가보훈처 관계자는 “국회에 제출된 예산안은 야외에 노출된 납골당 형식의 봉안시설 조성 비용으로 안장대상자들은 묘역을 바라고 있다”며 “국회 결과를 보고 내년 묘역 부족문제에 대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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