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에서 탈락업체가 평가의 공정성을 제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 23일 2-4생활권 도시문화상업가로(어반아트리움) 5개 공모단위에 대한 제안서 평가 결과 당선작을 발표했다. 당선작은 P1(CU2-1)구역 파인건설(주), P2(CU2-2)구역 계룡건설산업(주), P3(CU3)구역 모아건설(주), P4(CU4)구역 (주)아이인, P5(CU5-1)구역 (주)A사(대표 박○○) 등이다.
공정성 시비가 붙은 곳은 P5(CU5-1)구역 (주)A사다.
모두 6개 업체로 컨소시엄을 구성한 A사는 컨소시엄의 최대 지분을 가진 자격으로 제안신청(본 신청)을 했다.
평가 결과, A사는 사업계획과 설계계획 평가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부지 입찰가격은 가장 적게 써내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지만, 1000점 만점에 908.44점을 얻어 당선됐다.
문제를 제기하는 평가는 사업계획 부문 중 재무 여건 등을 보는 신청자 현황 평가다. 여기서 A사는 45점을 얻어 상위 5개 업체 중 점수가 가장 높았고 나머지 평가에서도 최고점을 받았다. A사의 신용평가등급은 CCC+로, 3~5위(B+, BB+) 업체보다 낮다. 이 업체는 지난해 신설돼 재무상태를 알 수 있는 2014년 매출액과 영업이익률, 유동자산 등에 대한 기록이 없었다.
이에 대해 B 업체는 25일 모두 여섯 가지의 의혹을 제기한 이의신청서를 LH에 발송했다. 우선, P5구역 당선업체인 (주)A사가 현장설명회에 참여하지 않은 업체라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P5구역 신청회사 중 (주)C를 대표자로 신청했다가 C사 대표가 행복도시 건축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인 사실에 대한 문제가 대두되면서 대표사를 (주)A사로 변경했다며 특혜의혹을 주장했다. 신청자 현황 평가에서 신용등급이 최하위인 A컨소시엄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게다가, A사 컨소시엄은 당초 C사가 사업제안공모에 참여한 후 C사 대표가 행복도시 건축위원회 위원이라는 점이 알려져 불공정 논란이 일자, A사로 대표사를 변경해 제안서를 제출했고, C사 대표가 있는 모 건축사사무소가 설계해 모든 설계평가에서 최고점을 받았다는 게 B사의 주장이다.
B사 한 관계자는 “여러 정황을 근거로 공정성에 문제가 있음을 제기한 만큼, 충분한 소명이 필요하다”고 했고, 업계의 관계자도 “컨소시엄에 참여한 업체의 대표가 행복도시 건축위원회 위원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A사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한 업체는 악의적인 의혹 제기라고 주장했다. 모든 평가는 지분이 가장 많은 회사 하나가 아니라 컨소시엄을 구성한 모든 회사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A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업체 관계자는 “신청자 현황 평가에서 1위로 선정된 A사 컨소시엄의 경우 여건이 좋지 않아 점수가 예상보다 낮게 나왔다”며 “A사를 제외한 나머지 5개사에 대한 평가 덕분에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컨소시엄 전체적으로 재무구조가 탄탄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사의 투자금이 가장 많지만, 실제 사업은 A사가 아니라 나머지 회사들이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전문가들이 평가하는데, 부실업체에 가장 높은 점수를 줄 순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LH 세종특별본부는 평가 과정과 결과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회계사와 회계분야 교수 등 3명의 전문가가 정해진 기준에 따라 평가한 것으로, 신용등급과 재무현황 등을 근거로 비전문가들이 언급할 부분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통상 공모사업의 경우 설계와 회계 등에 드는 비용이 막대하기 때문에 탈락업체들이 결과를 수용하지 않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세종특별본부 관계자는 “탈락업체가 이의신청서를 제출하면 평가위원들의 소명서를 받아 업체에 전달해준다”며 “그래도 받아들이지 않으면 법적 소송으로 이어지지만, 평가기준에 따른 정성·정량평가가 이뤄지기 때문에 패소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세종=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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