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망 취재2부 |
천체물리학저널(ApJ)은 지난 25일(한국 시간) 10월호 저널에 게재된 송유근 군(UST)의 논문을 표절이라는 이유로 철회했다. 송 군의 지도교수인 박석재 교수는 기자회견에서 “논문 철회 원인인 자기표절은 2002년 내 학술대회 발표 논문을 인용하지 않아 생겼고 학술대회 발표 논문을 논문으로 보지 않는 관행이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연구 성과의 질적 차이와 상관없이 연구결과를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성숙한 인식의 부재가 이번 표절 사태를 낳았다.
한국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인 '학위중심 마인드'도 이번 표절 사태를 불렀다. 박 교수는 송 군이 졸업 요건을 갖춘 만큼 군대 문제 등을 염두에 두고 졸업을 서둘렀다고 실토했다. 송 군에게 박사라는 자격을 주고 혼자 경쟁하고 큰 라운드에서 공부시키고 싶었다지만 학위없이는 큰 라운드에서 경쟁하기 어렵다는 한국식 사고관의 반증이기도 하다.
제1저자인 송 군 역시 윤리적인 책임을 피해갈 수 없다. 다만, 논문 작성 과정에서 어린 송 군에게 논문 발표와 병행해야 하는 윤리교육이 정상적으로 전개됐는지 되묻고 싶다. 국내 이공계 석·박사과정 학생에 대한 연구윤리 등에 대한 교육은 학기에 한두 번 정도가 고작이다. 윤리 교육에 대한 시스템 부재일 수 밖에 없다.
이는 국내 과학계에선 너무나도 익숙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문제될 게 없다는 식으로 인식은 또다른 표절을 낳는다. 과학 인재 양성은 국가 경쟁력의 자산이다. 과학 인재 양성에서 더이상의 관행과 시스템 부재, 그릇된 사고관은 단순 불찰이 아닌, 그저 부끄러운 자화상일 뿐이다.
최소망 취재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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