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책읽기]대화는 갈등이 아니라 위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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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책읽기]대화는 갈등이 아니라 위안이 된다

  • 승인 2015-11-26 13:57
  • 신문게재 2015-11-27 12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사서들의 맛있는 책읽기]

▲ 이정선 한밭도서관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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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선 한밭도서관 사서
가족이라는 울타리는 참 신기하다. 어려울수록 힘을 발휘하게 하고, 슬픔은 나누고 즐거움은 더 크게 만들어 준다. 그렇다면 가족이라는 단어는 어떻게 그런 힘의 기초가 될까. 사회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로서의 가족은 우리 존재의 기초이며, 소속감의 근원이자 우리가 하는 모든 행위의 초석이기 때문이다. 그런 기본적 단위로서의 중요성을 잘 알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은 화목한 가정을 꿈꾼다.

하지만 화목한 가정을 이루는 일은 생각처럼 쉽게 되지 않는다. 이는 가정에서 한사람의 소망이나 욕구가 다른 사람의 행동에 영향을 끼쳐 자유를 침해해서다. 가족간의 관계는 일방적이지 않고 위계와 평등 사이의 연속선과 친밀감, 거리감 사이의 연속선 두 가지가 매순간 상호작용을 하며 영향을 끼친다. 가족은 근본적으로 위계적이며 깊이 결속된 관계이기 때문에 가족과의 갈등이 일어나면 서로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대화로 이어지기도 한다.

가족간에 서로를 이해하는 말 보다는, 일상에 필요한 정보만을 나누는 대화에 점점 익숙해지고 있는 요즘 '가족이니까 그렇게 말해도 되는 줄 알았다'는 책의 제목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익숙해서 상처인 줄 몰랐던 말들을 바꾸는 시간' 이라는 부제를 달고 나온 이 책은 날마다 다투고 후회하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을 위한 대화의 방법뿐 아니라 아이들의 변화에 대한 이론도 함께 다루어져 있어 청소년기 아이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가족 간의 다양한 갈등으로 이어지는 대화의 내용을 예시로 설명하고 있어 많은 공감이 갔다.

▲ 가족이니까 그렇게 말해도 되는 줄 알았다
▲ 가족이니까 그렇게 말해도 되는 줄 알았다
책 내용 중 가장 먼저 눈길이 가는 부분은 '아이가 자라면 대화가 바뀐다' 이었다. 사춘기를 지나면서 아이들이 변화하는 것을 알지만,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부모들은 많은 고민을 한다. 청소년기의 가장 중요한 것은 보살핌이 필요한 단계에서 스스로 서는 단계로 변화하기 때문에 보살핌에서 친구 같은 사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생이 된 자녀에게는 보살핌의 대화가 아니라 친구로서의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대화에 대해서 쓴 '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닌데'와 가족이기 전 남녀의 차이, 가까워서 더 힘든 엄마와 딸 등 '가까워서 괜찮은 줄 알았던 관계'의 부분에서도 어느 가정에서나 고민하던 문제에 대한 대화의 지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말이 있다. 배워야 할 지식이 많다는 말이기도 하지만, 한번 배운 것이 지속적으로 이어지지 않는 다는 말이기도 하다. 가족과의 대화법도 아이들이 어렸을 때 한번 배우고 그 뒤에 계속 사용하면서 하나씩 잊은 것 같다. 가족들과의 행복한 일상을 위해서 서로에게 성실한 것도 중요하지만 대화로 행복한 마음을 나누는 것도 중요하다. 저자가 맺는 글에서 이야기 했듯이 '가시 같은 대화에서 연고 같은 대화'로 대화를 한다면 우리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관계인 가족관계는 더욱 행복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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