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성규 지휘자<왼쪽>와 선형훈 이사 |
-선형훈 선병원 문화이사와 대전아트오케스트라와의 인연이 궁금하다.
▲윤:지난 5월 선 이사의 독주회 무대를 보고 놀랐다. 이런 분이 대전에 계셨는지 전혀 몰랐기 때문이다. 공연이 끝나고 우리와 협연을 펼쳐줬으면 하는 바람으로 부탁을 드렸었다. 공백을 깨고 돌아와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선:윤 지휘자로부터 제안을 받고 너무 기뻤다.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은 많지 않은 기회다. 게다가 대전아트오케스트라의 정기연주회 때 협연을 제안을 해주신 것은 더욱 영광이다.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멘델스존 & 베토벤'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데 공연을 소개해준다면.
▲윤:1부는 멘델스존, 2부는 베토벤 음악으로 구성했다. 멘델스존은 비극적인 생애를 보낸 베토벤이나 모차르트와 달리 행복한 생애를 보냈다. 이 때문에 곡이 굉장히 편안하고, 시적이며 낭만적인 느낌이다.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협연자한테 맞춰서 정했고, 이어지는 핑갈의 동굴은 청각적으로는 물론 시각적으로도 손색이 없는 곡이다. 2부는 베토벤의 9개 심포니 중 1번을 연주한다. 이 곡은 자주 연주되진 않지만, 마치 정갈한 한식을 차려놓은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곡에서 단백함과 신선함을 느낄 수 있다.
▲선:윤 지휘자에게 브람스나 베토벤, 멘델스존 등 몇 개 곡을 말씀을 드렸었다.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마단조 작품번호 64'는 윤 지휘자께서 추천해주신 곡이기도 하다. 이 곡은 저에게 매우 특별나다. 왜냐면 13살 때 갈라미언 교수님 앞에서 오디션을 치른 곡이 이 곡이었기 때문이다. 이후 첫 레슨과 교육도 이 곡으로 받았다. 실제 고등학교 때는 연주한 적도 있었다. 이번 공연은 오랜만에 다시 한 번 새겨보는 기회라서 더더욱 특별하다. 완벽한 연주를 위해 다른 곳으로부터 많은 공연 제안이 왔지만, 정중히 거절했다. 이번 공연에만 집중해 완벽한 공연을 선보이기 위해서다.
-두 분이 동갑내기 친구라고 들었다.
▲윤:그렇다. 알고 보니 나이가 같더라. (두 사람은 올해 51세다) 한 시대를 같이 지내왔다는 얘기기도 하다. 공통적인 감성이나 경험치가 비슷할 것이다. 서로 고민할 수 있는 부분도 많을 테고. 이렇게 훌륭한 분이 대전에 있음에도 지역에서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게 안타까웠다. 이번 공연으로 선 이사가 화려하게 이름을 알리게 되면 참 좋겠다.
▲선:제가 느낀 윤 지휘자님의 첫 인상은 음악하시는 분 같지 않았다. 굉장히 재미있으시고, 지식도 해박하신 것 같다. 윤 지휘자님이 말씀하신 내용에 동감한다. 같은 해에 태어나 지금까지 생을 살아온 만큼, 잘 통하는 것 같고, 연주에서의 호흡도 많이 기대가 된다.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마단조 작품번호 64'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멘델스존은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좋은 여건에서 자라왔다. 이 때문에 음악자체도 한이나 어려움이 담기기보단 편하고 즐겁고 자유분방한 곡들이 탄생한 것 같다. 사실 선 이사가 멘델스존과 비슷한 환경에서 자란 것 같다. 그런 만큼 선 이사가 멘델스존의 곡을 제대로 소화하지 않겠나.
▲선:멘델스존처럼 부유했는지는 모르겠다(웃음). 멘델스존 음악에는 브람스나 베토벤, 차이콥스키가 갖고 있는 비통함, 처절함 그런 슬픔은 찾아볼 수 없다. 부유함도 느껴지고, 순진한 느낌도 많이 다가온다. 워낙 유명한 곡이라 부담도 되지만, 관객들에게 훌륭한 연주를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윤:지휘는 50부터라고 하더라. 테크닉이 무르익는 것도 있지만, 그동안 여러 많은 경험을 기반으로 진정한 지휘의 능력이 나오기 때문이다. 선 이사도, 나도 인생 50을 넘겼다. 인생 공부도 많이 했으니까 음악에서 묻어나는 우리만의 어떤 인생이 표현되지 않을까 싶다.
▲선:음악은 인생 속에 있다. 음악이라는 게 자신의 인생을 담은 하나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내 인생에서 겪은 것을, 음악이라는 것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준비하고 있다.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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