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출신 유학파 여성성악가들의 모임인 '솔리스트 디바(SOLIST DIVAS·단장 이영신)'와 매년 푸슈킨국제음악축제가 열리는 러시아 '니즈니 노브고로드'와의 인연이 3년째 이어지고 있다.
'니즈니 노브고로드'와 '솔리스트 디바'의 인연은 우연찮은 기회에 시작됐다.
대전문화재단의 국제교류사업 일환으로 외국공연을 추진하게 됐고, 그 과정에서 초청을 받아 2013년 '니즈니 노브고로드'에서 열린 푸슈킨국제음악축제 무대에 서게 됐다.
오페라 아리아와 가곡 위주로 발표한 첫해 무대의 호응에 힘입어 다음해(2014년)에는 오페라 카르멘을 공연했다. 세 번째 참가하는 올해 무대에서는 오페라 아리아와 이탈리아 칸초네, 러시아 민요는 물론 한국가곡과 동요도 부를 예정이다. '엄마야 누나야', '섬집아기', '고향의 봄'을 통해 한국의 정서와 문화를 현지에 알리고 싶다는 계획이다.
오는 24일 러시아로 출국, 다음달 1일 귀국할 예정이다.
이영신(54·사진) 솔리스트 디바 단장은 '니즈니 노브고로드'와 푸슈킨국제음악축제로 3년째 인연을 이어오는데 대해 “2013년에 방문했을 때, 첫 인상은 좋지 않았다. 러시아의 경제사정이 좋지 않다보니, 도시의 모습도 상상했던 것만큼 화려하지 않았고 현지의 숙소도 너무 열악했다. 내년에는 안 온다는 투정이 절로 나올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해가 저물고 자작나무 사이로 들어오는 가로등 불빛을 보며 도시의 모습에 반했다. 이래서 훌륭한 문학가가 나오는거구나 하는 느낌과 함께 그 환상적인 불빛에 우리의 음악을 담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러시아인들의 사는 모습은 어렵더라도, 가슴에서 나오는 음악과 예술은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당시를 돌아봤다.
지난해 푸슈킨박물관이 있는 볼지노시(市)에서 가졌던 공연도 잊을 수 없다. 한복을 입고 그리운 금강산을 부르는 모습에 관객들의 눈가에 촉촉히 물기가 어리는 것을 보며 가슴 한켠이 뭉클했다고 한다.
이 단장은 “관객들의 옷차림은 허름해도 따뜻한 가슴이 있었다. 문화와 예술을 즐길 줄 아는 그 분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래했다”며 당시의 감동을 떠올렸다.
러시아의 문화와 따뜻한 가슴에 반한 이 단장은 앞으로도 대전과 러시아를 잇는 문화의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 가능하다면 대전시와 '니즈니 노브고로드'의 자매결연이 추진돼, 그들의 문화를 대전시민이 함께 공유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내년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도 연주를 할 예정이다.
이 단장은 “러시아인들이 '아리랑'을 좋아한다. 러시아 공연 첫해 국영방송과 인터뷰를 하는데 진행자가 먼저 아리랑을 불러달라고 했다. 그들에게도 아리랑의 정서가 통하는 모양이었다”며 러시아인들이 가지고 있는 끈끈하고 깊이있는 정서를 대전시민들에게도 널리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 김윤희 소프라노 |
▲ 신정임 소프라노 |
▲ 변정란 메조소프라노 |
김의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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