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 둔산경찰서 형사과로 도착한 한 통의 편지가 연말 추운마음을 녹여주고 있다. |
지난 17일 대전 둔산경찰서 형사과로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지난달 음식점서 순간적으로 남의 물건을 훔친 A(20)씨의 어머니가 강력2팀 정우균(36) 형사에게 감사의 편지를 쓴 것.
편지에는 “너무 무섭고 겁이 났는데 따뜻한 말씀으로 격려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라며 “형사님도 안전하고 건강하시길 바란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정 형사는 “(조사를 받으러 온 A씨가) 너무 긴장한 모습이어서 분위기를 풀어주고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게 하려 노력했다”며 “아직 20대 초반밖에 안 돼 동생같은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착하게만 자란 외아들이 순간적으로 자동차를 훔치려 했다는 사실에 놀란 A씨의 어머니는 정 형사의 설명에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
정 형사는 A씨가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는 반성문을 써서 판사에게 제출토록 했다. 초범인 데다 피해자와 합의가 이뤄지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는 점이 참작돼 다행히 즉결 심판서 가장 가벼운 선고인 선고유예를 받을 수 있었다.
판결이 있던 날, 이들은 법원에서 나오자마자 둔산서를 찾아가 정 형사에게 편지를 전달했고 몇 번이나 고맙다는 인사도 함께 전했다. 정 형사도 A씨에게 “누구나 한 번쯤 실수할 수 있지만 여러 번이 된다면 늘 그런 사람이 되는 거니까 이번 일을 계기로 좋은 사람이 돼라”고 격려했다.
이번 일에 대해 정 형사는 “경찰서가 아직도 딱딱한 곳이라는 인식이 강한데 나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경찰서를 다녀갔으면 좋겠다”며 “앞으로 더 좋은 경찰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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