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취업, 이름(대기업)보다는 실속(중소기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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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취업, 이름(대기업)보다는 실속(중소기업)으로

  • 승인 2015-11-22 15:40
  • 신문게재 2015-11-23 22면
  • 송범식 고용노동부 천안지청 지역협력과장송범식 고용노동부 천안지청 지역협력과장
▲ 송범식 고용노동부 천안지청 지역협력과장
▲ 송범식 고용노동부 천안지청 지역협력과장
최근 심각한 취업난을 겪고 있는 청년들이 권토중래(捲土重來)의 의미를 새길 필요가 있다. 권토중래(捲土重來)는 당나라 말기의 시인 두목(杜牧)의 시 '제오강정(題烏江亭)'에서 유래된 고사성어다. 한번 패한 후에 세력을 회복하여 다시 쳐들어온다는 말로 일이 실패하더라도 다시금 힘을 모아 시작함을 일컫는 말이다.

어느 덧 결실의 계절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지난 추석 명절에도 고향행 대신 도서관행을 택한 청년들이 많다. 하반기 취업시즌 때문이다. 주요 대기업들이 하반기 공채 시즌을 맞아 직무능력평가 및 인적성검사 등 필기시험을 시작으로 신입사원 채용에 나서고 있다. 올해 30대 그룹의 채용규모는 작년보다 8% 가량 늘어난 3만여 명 수준이라고 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지방대학생 취업인식도 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5명이 '대기업'(52.8%)에 취업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10명 중 7명은 수도권 보다 지방(66.9%)에서 근무하면서 평균 연봉 3,698만원을 받길 원했다. 특히, 취업 희망기업은 대기업(52.8%), 공사 등 공기업(20.8%), 중견기업(9.9%), 외국계기업(7.5%), 금융기관(4.8%), 중소기업(2.1%), 기타(2.1%)의 순이었다. 즉 남녀 모두 대기업을 가장 선호했으며, 남학생(58.5%)이 여학생(45.8%)보다 대기업 선호도가 12.7% 가량 더 높았다. 즉 지방소재 대기업 취업을 원한다.

그런데 이처럼 취업을 절실히 원하면서도 어렵사리 구직에 성공한 사회 초년 직장인 상당수가 입사 후 1년도 채 되지 않아 다시 취업전선에 뛰어들고 있다고 한다. 자신의 직무적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조건적인 취업만을 목표로 삼은 경우 막상 입사 후 직무에 흥미를 느끼지 못할 확률이 높다. 연봉에 비해 업무강도가 높고, 잦은 야근으로 고학력 구직자들이 많아지는데 비해 양질의 일자리 공급이 뒤따라 주지 않는 것도 이유로 볼 수 있다.

취업전선에 뛰어들기 전 자신이 원하는 일과 잘할 수 있는 일을 분명히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자신이 진정 원하는 직업을 알지 못하고 어떤 방향으로 취업을 할지 고민하고 있다면 고용노동부에서 제공하고 있는 청년들의 취업정보(www.moel.go.kr-정책마당)를 이용하자. 일자리 정보, 취업·진로지원, 직업체험, 해외취업 등 다양한 정보가 가득하다.

구직자들은 마땅한 일자리가 없다고 하지만, 반면에 기업들은 막상 뽑을 만한 인재가 없다고 한다. 이러한 인력 미스매치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일학습병행제를 도입하여 추진중에 있다. 일학습병행제는 산업현장에서 요구되는 실무형 인재를 기르기 위해 취업을 원하는 청년 등을 학습근로자로 채용, 학교 등 교육기관과 함께 일터에서 체계적인 교육훈련을 제공하고 수료자에게는 국가가 평가하는 자격을 부여하는 제도다. 일학습병행제는 청년구직자에게는 불필요한 '스펙쌓기' 없이 조기에 취업과 자격을 동시에 준비할 수 있고, 기업에게는 정부 지원 아래 기업 맞춤형 인재를 조기에 확보, 육성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특히 일학습병행제에 참여하는 기업은 우량 중소기업인 강소기업이 대부분이다. 중소기업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에서는 자기 역량을 인정받기 쉽고, 역량을 인정받게 된다면 금전적인 보상 및 빠른 진급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물론 청년들의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이 개선된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 대다수의 중소기업은 열약하다. 무엇보다도 독일, 일본 등 선진국처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대임금 격차를 줄여야 한다. 독일의 경우 15세 전후 70%의 학생이 실업학교로 진학해 직업교육을 받고 현장에 투입되어 전문 분야의 직종을 얻는다. 대학을 진학한 학생들과의 임금격차도 없다. 독일의 중소기업은 고인건비를 부담하기 때문에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을 생산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이런 체계가 독일의 중소기업을 스스로 강하게 만들었다.

중소기업도 유능한 인재를 얻었다면 거기에 맞는 대우를 해 주어야 한다. 대기업 수준만큼은 아니어도 1인 다역을 하는 근로자를 위해 임금 및 복지수준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러면 이름(대기업) 보다는 실속(중소기업)을 좇는 청년들이 많이 늘어날 것이고, 중소기업의 인력수급 미스매치도 상당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송범식 고용노동부 천안지청 지역협력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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