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길호 ETRI 홍보팀장 |
또 재료를 녹여 적층하는 방식도 있다. 3D 프린터의 재료로는 그동안 플라스틱 소재 등이 주로 쓰였지만 최근에는 도자기류, 금속류, 화합물 재료 등 단단한 재료도 출력할 수 있는 방향으로 기술이 발전되고 있다. 심지어 의료용으로 사람의 장기는 물론 식품, 집까지도 하루 만에 척척 찍어내는 단계로 진보하고 있다.
이렇게 사람의 장기 등을 만드는 산업이 바로 '3D 바이오 프린팅'이라는 특화된 부분으로 발전, 재생의학을 발전시켜 삶의 수준 또한 건강 100세를 앞당기고 있다. 2009년에 개봉된 영화, 써로게이트(Surrogates)는 사람의 피부를 3D 프린팅 기술로 복원해 내는 장면을 보여줬는데 이젠 영화 속 상상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지금까지의 3D 프린팅은 시제품 제작 등 산업용이 대부분 이었지만, 앞으로는 가정이나 개인에게 필요한 생활 밀착형 중심으로 발전하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3D 프린팅 시장규모는 약 760억 원 수준 이다. 더군다나 프린터의 국내업체 시장 점유율은 고작 10%에 불과하며, 가루를 이용하는 분말 방식(SLS)은 아직 기술수준이 많이 부족하다. 지난 4일 개최된 '3D 프린팅 컨퍼런스'에서는 '디지털 제조, 상상을 현실로'라는 캐치 프레이즈로 최신 3D 프린팅의 현황을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3D 프린팅을 이용해 만든 드론이 눈에 띄었고 특히, 결혼식장의 웨딩 케익에도 신랑, 신부의 얼굴을 피규어(Figure)형태로 만들어 인형처럼 케익에 꼽기도 했다.
프린터가 그동안 적층하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됐는데 이젠 1분에 1cm를 적층하는 프린터도 나왔다. 그래서 “이런 날도 올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2020년, 아침, 출근하는 A씨는 ”여보, 단추가 하나 떨어졌네...프린터 좀 켜 봐요“. 라고 말한다. A씨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옷에 붙어있는 단추를 바로 스캐닝 한다.
프린트 버튼을 누르자, 거실의 프린터에서 양복의 똑같은 단추가 프린트 되어 나온다. 금방 실로 꿰매자 원래의 단추처럼 감쪽같다. 벽에 못을 박던 B씨는 망치질이 서툴러 못이 휘어 못쓰게 되자 금방 못을 스마트폰으로 스캐닝 한다. 스마트폰 영상에 잡힌 못의 휜 부분을 손가락으로 드래그하자 못이 반듯해 지고 프린트 버튼을 누르자 못이 달랑 하고 프린트되어 나와 다시 못질을 한다. 이렇게 되는 상황이 조만간 이뤄질 전망이다.
ETRI는 지난해 핸드 헬드(hand held)형 스캐너를 기존 가격 대비 10%수준으로 낮춰 일반에 공개했다. 또 레이저 쏘는 부분을 스마트폰에 붙여 스마트폰 내장이 가능한 스캐너도 개발했다. 이번엔 다루기 쉬운 저작도구와 시뮬레이션 기술도 개발해 냈다. 3D 프린터의 가격 대중화나 소재의 다양화가 관건이긴 하지만 3D 프린팅 시장이 눈앞에 온 것만은 확실하다.
필름카메라를 이용하던 시절, 또 디지털 카메라가 처음 나왔을 때 지금은 사라지고 거의 없는 DP&E(Developing, Printing & Enlarging)점, 즉 현상, 인화, 확대해 주는 3D프린팅 가게가 곧 성업할 수도 있겠다. 이런 블루오션 사업을 미리 창업해 보는 것은 어떨까?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