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의 경기. 삼성화재 그로저의 스파이크를 현대 오레올이 가로막고 있다.
연합뉴스 DB |
그로저는 18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16시즌 V-리그' 남자부 OK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 혼자 48득점을 쏟아부으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그로저는 이날 서브득점 9점을 올리며 종전 숀 루니(현대캐피탈)과 정평호(한국전력)이 기록했던 8득점을 넘어서며 최다서브득점 신기록을 작성했다.
삼성화재는 이날 승리로 4연승을 달리며 6승5패 승점 18점으로 리그 4위를 기록했다. 2위 대한항공(승점 19점)과 3위 현대캐피탈(승점 19점)에 승점 1점차로 바짝 추격하며 선두권 진입을 눈앞에 뒀다.
그로저는 올 시즌 현재 9경기에 출전해 총 310득점(평균 34.4득점)을 올리며 득점 1위에 올라 있다. 249득점을 올린 2위 시몬(OK저축은행)과는 무려 61득점이나 차이가 난다. 대표팀 경기로 국내 리그에 뒤늦게 합류하며 3경기를 덜 가진 점을 고려하면 대단한 수치다.
공격성공률 54.12%(리그 4위), 세트당 평균 0.818 서브득점(리그 1위), 0.424 블로킹으로 공격부문에서 전 부문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로저는 지난달 20일 천안 현대캐피탈전에서 뒤늦은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그로저는 17득점 공격성공률 33.33%를 올리는데 그치며 부정적인 평가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그로저는 이후 빠르게 팀 전술에 녹아들며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내고 있다.
그로저는 현재 독일 대표팀 선수로 활약 중인 유럽 정상급 선수다. 2008~2009, 2009~2010시즌 독일리그에서 소속팀 프리드리히사펜을 챔피언십 우승으로 이끌었다. 폴란드와 러시아리그에서도 팀의 3연속 챔피언십 우승에 큰 공을 세우기도 했다. 2009년에는 독일 대표팀을 유럽리그 우승으로 이끌기도 했다.
삼성화재는 올 시즌을 앞두고 레오를 대체할 선수로 그로저를 선택했다. 레오가 훈련에 불성실한 모습을 보인 것에 따른 조치다. 삼성화재는 레프트인 레오에서 라이트인 그로저로 바뀐 탓에 초반 수비 조직력이 흔들렸지만, 최근 최귀엽과 류윤식이 레프트에서 안정된 모습을 보이며 그로저의 공격력이 더욱 살아나고 있다.
그로저는 경기 중 감정을 노출하는 스타일이다. 공격이 실패하며 크게 질책하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띈다. 그로저는 자신의 그런 행동에 대해 팀 동료에게 사전에 양해를 구했다. 팀원들과의 호흡을 위해 노력 중이다.
그로저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 세터 유광우는 “같이 호흡을 맞춰보니 그가 왜 최고인지 알겠다”면서 “그로저가 공 토스에 대해 적극적으로 주문을 하는 등 팀에 잘 녹아들고 있다”고 밝혔다.
임도헌 감독도 최근 그로저의 활약에 미소 짓고 있다. 그는 “처음에는 2단 공격 등 국내리그에 적응하지 못하는 면이 있었는데 최근 제 역할을 하는 것 같다”면서 “앞으로 경기를 치를수록 더 나은 경기력을 보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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