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책읽기]어린이들 왕따없는 세상에서 자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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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책읽기]어린이들 왕따없는 세상에서 자라길…

  • 승인 2015-11-19 14:37
  • 신문게재 2015-11-20 11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사서들의 맛있는 책읽기]

▲ 허추회 서대전학생교육문화원 사서
▲ 허추회 서대전학생교육문화원 사서
첫 표지부터 무척이나 괴기스러웠던 '까마귀 소년'이다. 1954년이라 도저히 믿어지지 않을 만큼 섬세한 그림체와 주제가 심상치 않았다. 우리나라에서는 까마귀하면 그 소리와 함께 음산함도 느껴진다. 시대와 나라를 불문하고 어려운 아이와 그 아이를 따돌리는 세계는 있나보다. 공부할 때도 놀 때도 뒤처지고 언제나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고 놀림을 받는 외톨박이였던 한 남자 아이가 새로 부임한 선생님의 정성어린 보살핌으로 마을 사람 모두로부터 인정받는 '까마귀 소년'이 되기까지의 이야기이다.

'땅꼬마'라는 아이가 나온다. 키도 작고 두려움에 젖어 쉽게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아이. 땅꼬마는 초등학교 다니는 다섯 해 동안 그리고 6학년이 되어서까지도 따돌림 받고 혼자서 외로이 산다. 그러나 그렇게 따돌림을 받으면서도 학교를 하루도 빼놓지 않고 다닌다.

그러던 중 6학년 때 새로 오신 이소베 선생은 땅꼬마가 무슨 꽃은 언제 피고, 어디서 자라고, 돼지감자는 어디서 캘 수 있는가 등 보통 아이들이 모르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걸 깨닫는다. 그 뒤 땅꼬마에게 조금씩 눈길을 두며 그 아이가 학교를 잘 마치고, 자기 모습을 다른 사람들 앞에서 선보일 수 있게 학예회 자리를 마련해준다.

▲ 까마귀 소년
▲ 까마귀 소년
학예회 자리에서 땅꼬마는 자신이 여섯 해 동안 학교로 오는 길에 터벅터벅 걸어서 오가는 동안 만나고 들었던 까마귀 소리를 들려줍니다. 알에서 갓 깨어난 까마귀부터, 엄마 까마귀 소리, 아빠 까마귀 소리, 슬플 때 우는 소리, 기쁠 때….

땅꼬마는 까마귀 소리를 들으며, 집으로 돌아가고 학교로 오는 길에 만난 자연들과 대화하고, 외로움, 괴로움, 슬픔, 쓸쓸함을 까마귀 소리를 듣는다. 또 꽃들과 인사하면서, 흙을 밟고 흙냄새를 맡으며 여섯 해를 보내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때 6학년 학예회에서 그동안 자기 안에 쌓였던 울음을 까마귀 소리에 담아서 털어 놓는다.

점점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따돌림, 왕따 문제. 상대방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고, 인간은 누구나 가치 있으며, 개개인이 다 귀하며, 잘 하는 것이 있고, 이를 높이 평가해주어야 하고, 외모보다는 내면을 살펴야 한다는 것을 우리 아이들이 이 동화책을 통해 알게 되기를 바란다. 아울러 친구를 배려하는 사람으로, 약한 사람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으로, 사람의 장점을 알아주는 사람으로 성장해주길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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