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충청권 국회의원 의석 수에서는 새누리당이 새정치연합보다 우위에 있지만, 지난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4석을 모두 새정치연합이 가져가 총선 민심의 향배를 가늠키 어려운 상태다.
또 무소속 천정배 의원(광주 서구을)의 개혁적 국민정당과 박준영 전 전남지사의 신민당 등 신당 세력이 일으킬 여파가 어느 정도일 지에 따라 3각 구도가 될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영·호남과 달리 내년 선거에서 충청권에서는 세 세력 간 치열한 각축전이 펼쳐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중원인 충청권을 차지하는 정당이 사실상 내년 총선에서의 승자가 될 가능성이 높기에 여야는 일찌감치 선거 승리를 위한 정지작업을 물밑에서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25개 중에 10석을 새정치연합에게 내어준 상태다.
그러나 불출마를 선언한 강창희 전 국회의장의 대전 중구와 철도비리에 연루, 지난 12일 대법원 확정 판결로 의원직을 상실한 송광호 의원의 제천·단양을 되찾아야 한다.
또 선거구 획정 향배에 따라 대전 유성과 천안, 아산이 각 1석씩 늘어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이들 지역은 야권 성향의 표심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지역이다.
통·폐합이 예상되는 공주와 부여·청양의 경우, 인구가 더 많은 공주의 현역 지역구 의원이 야당 소속이다.
이런 양상에 새누리당으로서도 만만치 않은 선거가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당내 인사들도 어려운 선거가 될 가능성에 이견이 없다. 다만, 우려는 있을 지언정 패배는 염두해 두고 있지 않다.
최근 다소의 동요가 일어났으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콘크리트 지지층'이라 일컬어지는 게 충청권 민심이라는 이유에서다. 또 여론조사 기관들의 발표에서 새정치연합 지지율이 여전히 자당과의 격차가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도 한 이유다.
아울러 신당이 충청권 곳곳에서 후보를 낼 것이라 시사하면서 야권 표심의 분열이 이뤄질 경우, 어부지리를 얻을 가능성도 배제키 어렵다. 새누리당이 기대를 거는 것도 이 대목이다.
새누리당이 최근 외연 확대보단 염홍철 전 대전시장의 합류 등을 통해 보수 표심의 결집에만 집중하는 것도 이 맥락에서다. 지난 지방선거 패배 요인으로 야권의 결집보다는 내부의 분열이 컸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선거가 120여일 남아있는데다가 최근 박 대통령이 '진실한 사람' 발언으로 총선심판론 등을 꺼낸 데 충청권에서도 민심의 요동이 발생했다는 것은 새누리당으로서도 고민이다.
지금이야 문재인 대표 측과 비주류 간 차기 권력을 향한 주도권 다툼이 치열하지만 선거를 앞두고 전면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해 총력전에 나설 경우, 여당에 지방선거의 패배가 재현되지 않으리라고 장담키는 어렵다.
총선에 든든한 지원군이 될 수 있는 기초단체장에서 야당은 지난 선거를 통해 대전 동구·중구, 천안, 계룡, 당진, 제천 등에 진출한 상태다. 야당내에서도 지방선거 승리가 당의 총선에 적지 않은 기반이 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지역민의 오랜 숙원인 차기 대망론을 적극 활용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당장, 당내 대권주자들이 포함된 SNS 스크럼에 안희정 충남지사를 반영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종극에는 신당들과의 연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면, 신당 세력들은 충청권이 한쪽에 완전히 치우치지 않는 성향의 표심을 보여왔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이 가운데 신당 대부분이 호남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호남출신이 많은 충청권에 진출하기 용이하다는 점도 한 이유로 풀이된다.
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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