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주요 정당 관계자들이 16일 오후 서구의 한 체육공원에 모였다. 대전시선거관리위원회가 정당 친선 체육대회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선관위 측은 선의의 경쟁과 공정한 선거문화 형성에 서로 협력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별 명운이 걸린 제20대 총선이 4개월 여 앞으로 다가온 시점이기에 이들의 회동은 눈길을 끌었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정의당 대전시당 주요 당직자들이 대거 참여한 가운데 양 측은 초장부터 치열한 신경전을 펼쳤다.
새누리당 이영규 서갑 당협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선거는 빡세지만, 오늘은 화기애애하게 당원 동지들의 친선 도모하는 자리”라면서도 경기종목에 출전하는 자당 선수들의 필승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새정치연합 박병석 의원(대전 서갑)도 “정당 관계자 여러분, 선관위 봐주지 마십시오”라고 강조하며 자당 승리를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정의당도 곽정철 사무처장이 대리 축사를 통해 “재밌고 즐거운 체육대회가 되길 바란다”고 분전을 예고했다.
대전시의회와 중구·서구·유성구·대덕구의회 의원들도 장외에서 자당을 대표하는 선수들을 위한 열띈 응원전을 벌였다.
체육대회는 족구와 피구 두 종목이 리그전 방식으로 펼쳐졌으며, 새누리당이 족구에서 시선관위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피구도 새누리당이 우승했다.
그러나 참석자들은 승패 여부를 떠나 정당 간 친선을 도모하는 자리였다는 데 의미를 더 뒀다.
새정치연합 측 한 참석자는 “여야 모두 승부욕이 대단하다”면서도 “선거전에서야 자당의 승리와 후보의 당선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지만, 서로 같은 지역민이자 선후배 사이가 아니겠느냐”고 결과에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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