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나 경기장과 백화점 등 다중이용시설은 경비를 총괄하는 경비지도사도 없이 필요할 때마다 일용직으로 보안요원을 채용하는 실정이다.
16일 오전 11시, 대전 동구 대전복합터미널에서 만난 한 경비요원은 흡연자를 단속하고 함부로 세워진 오토바이를 제 위치에 옮겨놓거나 주취자를 상대하느라 정신 없었다. 이용자가 가장 많은 대합실에서 현장을 주시하는 것도 잠시, 승차장부터 하차장, 건물 밖으로 경비와 동떨어진 듯 보이는 업무에 치여 분주히 오갔다.
버스 이용객만 하루 2만5000명에 달하는 대전복합터미널에서 낮에 안전과 경비를 담당하는 근무 경비요원은 고작 4명에 불과하다.
대전 최대 터미널이자 승차장과 하차장이 동관과 서관으로 분리돼 극장과 대형마트가 입점한 곳에서 경비요원 4명이 터미널 시설 3만4000㎡를 담당하기란 쉽지 않았다.
지난 9월에는 대합실에 여행용 가방이 2시간째 방치돼 경찰에 폭발물 의심신고를 접수했고, 단순 가방의 해프닝으로 마무리되기도 했다.
복합터미널 관계자는 “프랑스 테러사건을 계기로 시설 내에서 상황을 가정해 모의훈련을 해서 손발을 맞춰볼 계획”이라며 “4명으로 보안을 책임지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일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찾아간 하루 평균 4만여명이 이용하는 대전역도 역사와 철도의 안전과 보안을 담당하는 철도경찰은 5명 수준이었다.
국토교통부 소속 철도경찰대 대전센터는 대전역만 관할하는 게 아니고 경부선의 조치원역부터 구미 사이의 역사와 선로 상의 안전을 담당하고 있어 실제 대전역에 상주하는 보안요원은 1~2명에 그치는 셈이다.
특히, 대전은 주요 공공기관과 전력시설 등 30여개의 가급 국가중요시설이 밀집했고, 민간 특수경비요원이 시설보안을 책임지고 있으나 특수경비요원의 사격 등 훈련장이 없어 충남 천안까지 가서 훈련하는 형편이다.
대전과학기술대 경찰경호학과 경비·대테러 전공의 이세환 교수는 “다중이용시설이나 경기장에 보안지도사 등의 경비 전문인력이 거의 없어 수요가 있을 때마다 일용직 경비를 고용하고 있다”며 “경비업무를 하청에 재하청 주거나 비용을 문제로 보안의 수준을 가볍게 여기는 문화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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