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리산 고지대 청청지역 오도재에서 자란 지리산 흑돼지 |
지리산 흑돼지는 해발 400~500m의 청정지역에서 사육돼 육질이 부드럽고 고소하기로 유명하다. 대전시 서구 갈마동에 위치한 ‘꺼먹돼지’는 주택가가 밀집한 골목상권임에도 불구하고 흑돼지 맛을 보러 오는 손님들로 주말과 평일이 따로 없다.
▲ 흑돼지 털이 선명한 삼겹살(위)과 목살(아래) |
이 집의 흑돼지는 지리산 오도재에 위치한 농장에서 공수해 5일간의 숙성시간을 거친 흑돼지를 손님상에 올리고 있다. 주인 조범석 사장은 “흑돼지라 하면 제주산을 최고로 꼽지만, 유통 경로가 짧고 높은 일교차에 적응한 지리산 흑돼지도 맛과 풍미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다”며 “매장에서 직접 손질하고 숙성시간도 철저히 지켜 흑돼지가 가장 맛있는 조건을 만들어 올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 일교차가 큰 지리산 해발 400m 이상의 농장에서 자란 흑돼지는 일반 돼지에 비해 식감이 부드럽다. |
육즙과 식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한 세심한 배려도 돋보인다. 불판은 일반 철판이 아닌 일명 ‘실실이’라 불리는 피아노줄 불판을 쓰고 있다. 연료는 화력이 좋고 오래가는 비장탄을 쓰는데 숯불위에 짚풀을 올려 고소함과 특유의 ‘불맛’을 더했다. 흑돼지의 풍미를 한결 살려주는 ‘멜젓’은 갈치가 아닌 멸치와 된장소스로 만든다. 어른 손가락만한 두꺼운 멸치가 뚝배기 안에 담겨 나오는데 고기를 듬뿍 담가 먹어도 비리거나 짠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 지리산 흑돼지에는 큰멸치와 된장소스로 만든 '멸치 멜젓'에 담가 먹는다. 듬뿍 담가도 짜지 않고 고기의 감칠맛을 더해준다. |
고기 먹는데 술이 빠지면 서운하다. 삼겹살에는 소주가 제격이지만 이 집에서는 지리산 기운이 서린 ‘강쇠술’을 추천하고 있다. 대전에서는 유일하게 택배로 납품받고 있는 귀한 술이다. 조 사장은 “흑돼지 맛을 아는 손님이라면 소주가 아닌 강쇠술을 찾는다”며 “순한 맛으로 술을 잘 못하는 손님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 안주인이 집에서 직점 담근 알타리장아찌와 취나물 장아찌, 동치미. 대량으로 식재료를 사서 담그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때마다 담가 항상 새반찬 맛이 난다. |
▲ 흑돼지 맛의 또 하나의 비결. 비장탄에 올리는 짚풀과 실실이라 불리는 피아노줄 불판이다. 짚풀은 고기에 향긋한 '불맛'을 입혀주고 불판은 고기가 늘어 붙지 않아 손님들이 선호하고 있다. |
흑돼지와 함께 제공되는 밑반찬은 이 집 안주인의 손맛이 담겨있다. 집에서 담근 동치미와 취나물 장아찌, 문어샐러드, 양배추피클, 알타리 장아찌 등 다른 집에 없는 특이한 반찬들을 맛볼 수 있다. 특히 알타리 장아찌는 맛을 본 손님들마다 비법을 물어볼 정도로 인기가 좋다. 짭조름하고 상큼하며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조 사장은 “고기 이상으로 밑반찬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며 “인근 매장에서 당일 구입해 만들어 항상 새로 만든 반찬 맛이 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 흑돼지에 찰떡궁합을 이루는 지리산 강쇠술이다. 순한 맛으로 술에 약한 여성들도 즐겨 찾는다. |
후식으로 나오는 ‘사장밥’도 손님들이 즐겨 찾는다. 이 집 고기 맛에 반한 손님들의 열에 아홉은 흑돼지 사장밥으로 마무리한다. 청국장 특유의 향과 담백하고 깔끔한 뒷맛이 소고기 사장밥과는 또 다른 맛을 자아낸다.
조 사장은 “음식을 팔아 큰 부자가 되는 것 보다는 변하지 않는 맛으로 손님들과 소통하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며 “언제 찾아도 신선하고 맛있고 정성을 다하는 집으로 손님들에게 기억되고 싶다”고 전했다.
메뉴판:흑돼지 삼겹살 160g 1만원. 흑돼지 목살 160g 1만원. 고추장양념등심구이 200g 1만원. 사장밥 4천원.
042-521-9992 대전 서구 대덕대로161번길 41
▲ 042-521-9992 대전 서구 대덕대로161번길 41 |
뉴미디어부 금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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