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아파트 출입제한 '너무 하네'

  • 사회/교육
  • 미담

행복아파트 출입제한 '너무 하네'

●여성친화도시 서포터즈 모니터링

  • 승인 2015-11-10 17:50
  • 신문게재 2015-11-11 9면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대전시 위탁운영 대화동 행복아파트, 30년전 외부인 출입제한규정 적용
가족도 허락받아야 겨우 1박 가능, 父는 그조차 안돼… '인권침해' 지적
시설 낡고 편의시설 없어 낮은 만족도, 빈집 늘어나… 입주대상 확대 필요


▲ 여성노동자를 위한 근로자임대아파트(행복아파트)의 전경, 사진출처=근로자종합복지회관 홈페이지
▲ 여성노동자를 위한 근로자임대아파트(행복아파트)의 전경, 사진출처=근로자종합복지회관 홈페이지
대전에 여성노동자만을 위한 임대아파트가 있으나 '외부인 출입제한' 규정과 노후된 시설, 부족한 편의시설 등으로 인해 거주자의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덕구 대화동에 위치한 근로자종합복지회관 부설 근로자임대아파트(행복아파트). 입주 자격은 대전시 관내 각 사업장에 종사하는 저소득 미혼 근로여성이면 가능하며 대전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된다.

10일 대전여성단체연합의 '여성친화도시 서포터즈' 모니터링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달 '행복아파트'에 대해 모니터링(안전과 복지 분야)을 실시한 결과 '외부인 출입제한' 규정이 '심각한 인권침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외부인 출입제한'은 1987년 아파트 설립 당시에 만든 규칙이지만 30년이 다 돼가는 지금까지도 여전히 적용되고 있다. 입주계약서 제4조 5항 '복지회관장의 승인 없이 타인을 동숙시킬 수 없다'는 규정에 의해 외부인 출입을 제한하며 심지어 아버지라 하더라도 남성이라는 이유로 숙박을 금하고 있다. 어머니나 자매는 경비실의 허가를 받은 후 1박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모니터링 보고서는 “미혼 근로여성만을 위한 아파트라는 이유로 세대주 이외에 다른 사람의 출입을 제한하는 것은 본래 아파트의 취지에 맞지 않다. 친지나 친구 등 일반인들도 출입하는 것을 제한하는 것은 심각한 인권침해라는 생각이 든다. 어떤 감금시설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아파트에 들어가기 위해서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 이해가 안된다” 고 지적했다.

'외부인 출입규정'이 입주 계약서에 명시돼 있으나, 자세히 모르고 들어온 입주민은 당황할 수밖에 없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조차 없는 상황이다. 남성의 출입을 전면 제한할 뿐만 아니라 아파트 출입시간도 정해져있다. 오후 11시에서 오전 6시까지 아파트 단지 입구의 출입문을 폐쇄, 출입증 카드로 열고 들어가야 해 입주자들의 불편이 크다.

이와 함께 아파트가 많이 노후되었으며 공단 안에 위치하고 있어 여러 편의 시설(마트, 도서관, 목욕탕 등)을 접하기가 어려운 점도 거주자의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모니터링 보고서는 “행복아파트에 살고 있다는 것에 대한 만족감이나 자부심은 커녕 '가난하고 힘이 없어 이렇게 대우받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과 함께 자존감이 떨어지고 어떻게든지 여유만 생기면 나갈 방도를 모색하는 것 같다”고 평하며 “행복아파트는 아파트로서의 고유기능을 하면 되지 기숙사나 어떤 구속시설이 아님을 인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한 세대의 크기가 13평이며, 자매나 친구라고 해서 계약자 외에 다른 사람이 거주하게 되면 제재를 가하는 운영원칙에 대해 모니터링 보고서는 “13평에 1인 1세대로 살기에는 면적이 좀 넓다. 1인 1세대를 고수할 것이 아니라 미혼양육모와 가정폭력으로 위기에 처한 다문화가정 여성 등도 입주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 사회적 자산의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했다.

모니터링 보고서는 “지난달 현재 전체 100세대 중 거주하는 세대가 77세대로 보증금(5만원)과 월세(2만5000원)가 저렴함에도 불구하고 대기자는 커녕 일부 세대가 비어있는 것은 오래된 건물과 관리의 소홀, 거주자의 만족도가 낮다는 것을 보여 준다”며 대전시의 관리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한편 행복아파트는 1987년 7월1일 근로청소년 임대아파트로 출발했으며 5층 높이 2개동 100세대(13평) 규모로 설립됐다. 대전시 관내 사업장에 근무하는 미혼 또는 독신 여성들에게 안정된 주거환경을 제공, 근로여성들의 복지향상과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운영된다.

김의화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1.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2.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3.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남대 공동학술 세미나
  4.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5.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헤드라인 뉴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년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가 2024년 가을 문턱을 넘지 못하며 먼 미래를 다시 기약하게 됐다. 세간의 시선은 11월 22일 오후 열린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이하 산건위, 위원장 김재형)로 모아졌으나, 결국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산건위가 기존의 '삭감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서다. 민주당은 지난 9월 추가경정예산안(14.5억여 원) 삭감이란 당론을 정한 뒤, 세종시 집행부가 개최 시기를 2026년 하반기로 미뤄 제출한 2025년 예산안(65억여 원)마저 반영할 수 없다는 판단을 분명히 내보였다. 2시간 가까운 심의와 표..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생존 수영 배우러 갔다가 수영의 매력에 빠졌어요." 접영 청소년 국가대표 김도연(대전체고)선수에게 수영은 운명처럼 찾아 왔다. 친구와 함께 생존수영을 배우러 간 수영장에서 뜻밖의 재능을 발견했고 초등학교 4학년부터 본격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김 선수의 주 종목은 접영이다. 선수 본인은 종목보다 수영 자체가 좋았지만 수영하는 폼을 본 지도자들 모두 접영을 추천했다. 올 10월 경남에서 열린 105회 전국체전에서 김도연 선수는 여고부 접영 200m에서 금메달, 100m 은메달, 혼계영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려 3개의..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속보>="내 나름대로 노아의 방주 같아…'나는 자연인이다' 이런 식으로, 환경이 다른 사람하고 떨어져서 살고 싶어서 그런 거 같아요." 22일 오전 10시께 대전 중구 산성동에서 3층 높이 폐기물을 쌓아온 집 주인 김모(60대) 씨는 버려진 물건을 모은 이유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날 동네 주민들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성이 드디어 무너졌다. <중도일보 11월 13일 6면 보도> 70평(231.4㎡)에 달하는 3층 규모 주택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청소하는 날. 청소를 위해 중구청 환경과, 공무원노동조합, 산성동 자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