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창귀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경제조사팀장 |
이처럼 물 문제가 심각해진 원인은 직접적으로는 강수량이 적은데 있다. 올해 우리 지역 누적강수량은 평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그런데다 인구는 증가하고 경제가 성장하면서 산업이 소비하는 물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필자가 몇 년 전 우리나라 물 사용량을 추정하고 소비구조를 분석한 적이 있는데 우리나라 산업은 해수를 제외한 상수도, 지하수, 하천수, 재이용수 등 육지의 물 기준으로 100억t 내외의 물을 소비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었다. 그리고 물 사용량이 전체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으며 화력발전, 제철, 화학산업 등에서 물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다 극심한 가뭄, 홍수 등 기상이변으로 물 가용 자원이 줄어들고 있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 학자들은 기상이변의 원인으로 지구온난화를 지목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는 지구의 온도를 올리는 것 외에도 기온의 변화를 통해 가뭄과 홍수를 반복적으로 발생시키기도 한다. 가령 같은 중국에서도 요령성은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지만 귀주성은 홍수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그럼 지구온난화의 원인은 무엇인가? 일부 자연적인 현상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온실가스 증가가 주범이라고 한다. 산업혁명 이후 화석연료 사용이 급격히 늘면서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가 증가했는데 산업혁명 이전에는 온실가스 발생이 많지 않아 자연이 갖고 있는 정화기능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산업혁명 이후에는 화석연료 사용량이 점점 많아지면서 온실가스 배출이 자연의 정화기능을 상회하게 되어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우리나라는 화석연료를 많이 사용하는 중화학공업 중심으로 압축 성장을 하다 보니 다른 나라보다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고 기온도 빠르게 올라갔다. 서울 연평균 온도는 지난 100년간 2.4℃올랐는데 이는 세계 평균 상승폭의 3배에 달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은 놀랍게도 세계 7위이며(연료 연소 기준), 그 증가율은 OECD 국가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런 만치 국제사회에서 온실가스 감축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고 산업정책도 화석연료 대체, 공정 효율화 등으로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서 우선은 물을 아낄 수 있는 정책을 시행해야 하는데 선진국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수도요금 현실화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노후관로를 교체해 누수를 막고, 장마 때 쏟아지는 수자원을 담아둘 댐을 장기적인 안목에서 건설해야 한다.
더불어 우리나라 물 부족 문제에 대해 체계적으로 연구할 필요가 있는데 그동안 우리나라는 물 부족에 대한 연구가 많지 않았다. 이는 물 부족 현상이 비교적 최근에 나타난 데다 연구 인프라가 미흡한 데 기인하는데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물 관련 연구는 직접적인 물 사용뿐만 아니라 간접적인 물 사용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산업연관모형을 활용해 연구해본 결과 우리나라 산업은 그 자체 제품 생산과정에서의 물소비보다 타 산업에서 생산한 제품 사용에 따른 간접적인 물 소비가 커, 물 관련 정책을 세울 때는 그 자체의 물 소비뿐만 아니라 연관된 산업의 물 소비까지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지구온난화는 전 세계적으로 마실 물을 고갈시킨다고 한다. 향후 10여년이 지나면 기후변화와 인구증가로 세계 인구의 절반이 물 부족 상황에 처할지도 모른다는 전망도 있다. 물은 공짜가 아니라 투자해야 할 대상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박창귀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경제조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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