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열린 제16회 한밭시낭송전국대회에서 일반부 대상을 수상한 정은숙(오른쪽)씨와 이명순 대전시낭송가협회장이 함께 한 모습. |
“물이 우는구나, 겹겹의 일월을 퍼내도 마르지 않는 슬픔이 있었구나….”
이근배 시인의 '청령포에 와서'를 낭송한 정은숙(논산시)씨가 제16회 한밭시낭송전국대회에서 일반부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박민혁(동아마이스터고 2)군은 윤동주의 '별헤는 밤'으로 중·고등부 대상을, 김하늘(대전문정초 6)양은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로 초등부 대상을 각각 수상했다.
지난 7일 대전시교육청 대강당에서 열린 제16회 한밭시낭송전국대회에선 치열한 예선을 뚫고 본선에 진출한 전국 16개 시·도 참가자 49명이 열띤 경쟁을 벌였다.
초등부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경연에 돌입한 시낭송대회는 중등부와 일반부 낭송으로 이어지며, 시의 향연이 펼쳐졌다. 참가자들은 2~3분의 짧은 시간 안에 그동안 갈고닦은 기량을 뽐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상을 수상한 정씨는 문화의 뿌리를 찾아 나선 이근배 시인의 이상을 깊은 감정이입으로 표현해 대상의 영광을 거머쥐었다. 박군은 '별헤는 밤'에 담긴 윤동주 시인의 아름다운 과거에 대한 추억과 성찰 등 감정의 고조를 정확히 드러냈다. 김양은 어린 나이임에도 이상화 시인이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에서 표현하고자 한 일제 강점기 우리 민족의 설움을 강렬히 표현해 관객과 참가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50만원과 상장, 시낭송가 인증서가 수여됐다.
한밭시낭송전국대회는 올해로 16번째를 맞았다. 29주년을 맞은 '시의 날'을 기념해 본보와 대전시낭송가협회, 문학사랑협의회 공동주최로 열렸다. 인간의 마음에 울림을 줄 수 있는 시를 통해 정신세계의 소중함을 깨닫고, 인격 수양의 계기를 만들기 위해 지난 2000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이명순 대전시낭송가협회장은 “시낭송은 우리의 몸과 마음과 영혼에까지 입체적인 울림을 주는 아름답고 행복한 일”이라며 “마음의 서정을 흔들어 깨우는 이 만추의 계절을 배경으로 감성과 개성, 열정이 어우러지는 시낭송의 무대가 됐다”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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