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로봇 열풍에 의문을 제기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현대 시대에서 인류가 살아가는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고 이에 따라 로봇과 인공지능은 우리 일상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때문에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투자은행 뱅크오브 아메리카(BOA)는 '로봇 혁명이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로봇 혁명이 기업의 노동비용을 낮추겠지만 동시에 사회적 불평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평가를 발표했다. 즉, 로봇이 발전하게 되면 기업의 입장에서는 노동비용을 낮춰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동시에 사회적 불만이나 불평등이 커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뱅크오브 아메리카의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20년 동안의 로봇 발전은 영국과 미국의 노동인구를 최대 각각 35%, 47% 없앨 것(영국 옥스퍼드대 연구보고서를 인용)이다. 특히 저임금 일자리 중심으로 일자리 상실이 일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런 경향은 미국 같은 나라에서는 매우 우려스러운 대목”이라며 “최근 들어 미국에서 창출된 일자리 대부분이 저임금 육체노동 또는 서비스직이기 때문에 이들의 일자리가 로봇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로봇 혁명과 로봇 발전으로 인류가 긍정적인 효과만을 가질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로봇 혁명 후에 잇따라 오는 노동 양극화 심화, 단순 서비스직 같은 저임금 일자리 상실, 중간 수준의 임금을 받는 육체 노동직이 사라지는 중대한 사회문제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보고서는 이어 “오는 2020년께에 이르면 전 세계 로봇과 인공지능 시장이 1572억 달러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이를 통해 일부 산업분야에서 생산성이 30% 향상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저개발국에 제조를 위탁하면 노동비용을 최고 65% 감축할 수 있지만 로봇으로 대체하면 최고 90%를 절감할 수 있다”며 “앞으로 저개발국에 제조를 위탁하는 것보다 로봇에 의존하는 속도가 높아져 로봇으로의 대체가 가속될 것”이라며 심각하게 우려를 표했다.
로봇이 대체할 일자리들은 주로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를 굽는 일자리, 제조공장 인력뿐만이 아니다. 더 나아가 정교한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조언하는 금융상담사, 슈퍼컴퓨터의 진단과 로봇의 도움이 필요한 의사, 노인 돌보미 등도 로봇이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우려에 대해 아직까지 의견은 갈리고 있다. 생각하는 로봇들이 사회에 엄청난 파괴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비관론과 인간의 독창성이 이를 극복하고 새로운 일자리와 산업을 창출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다.
최소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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