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박 대통령과 리커창 총리는 경제 분야 양해각서(MOU) 13건과 합의문 1건에 서명을 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한국과 중국은 제조업 정책의 교류, 친환경 제조·로봇 개발 활용·디자인 분야 연구, 스마트공장 및 친환경 공장, 공동 작업반 설치 등의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은 로봇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자고 적극적으로 제안했다. 양국은 로봇 분야에서 만큼은 지속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해 상호 인증기준을 조율하고 로봇산업과 관련한 다양한 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하기로 약속했다. 이에 현재 국내와 중국의 로봇시장을 면밀히 살펴보고 이번 협약을 통해 앞으로의 한중 통합 로봇시장 확대의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이번 한국과 중국의 약속은=양국의 로봇 협약에 관한 약속의 핵심은 '로봇에 대한 지속적인 협력체계 구축'이다. 양국의 인증 기준을 조율하고 로봇산업과 관련한 다양한 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양국은 한국의 새만금사업지역과, 중국의 산둥성 옌타이·장쑤성 옌청시·광둥성을 중·한사업협력단지로 지정했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이번 회담을 계기로 연간 27억 달러 규모로 세계 최대인 중국 로봇시장에 한국 기업의 진출 길이 열리는 등 중국 내수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토대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기존의 한국의 원자재와 중간재 위주의 수출방식에서 벗어나 중국의 내수시장을 직접 공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한국의 로봇시장=한국의 로봇시장은 1990년대부터 규모화 되기 시작됐다. 자동차·반도체 산업이 급성장하던 1990년대 자동화에 관한 요구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2000년대에는 IT산업의 급성장에 따라 정부 지원이 체계화되면서 여러 부처가 로봇 활용 R&D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어 2008년에는 지능형 로봇 개발 및 보급촉진법이 제정됐다. 범국가적 차원의 체계적이고 일관성 있는 지원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이 법에 따라 제1차 기본계획이 수립됐고, 제2차 기본계획은 작년부터 5년간을 포함한다. 2012년 세계 로봇 시장 추산 규모는 133억달러로 2007년부터 2012년까지 5년 동안 연평균 11%의 성장을 보였다.
로봇 시장 중 제조용 로봇 시장 규모는 약 86억 달러로 우리나라는 세계 4위권을 기록했다. 일본이 1위, 중국이 2위, 미국이 3위였다. 국내 로봇시장을 국제 금융위기 등 경기 침체에 영향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성장해 왔다. 국내 로봇시장은 2009년 1조원을 돌파하고 2012년 2조1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제조용 로봇 생산은 2012년에 1조 6000억원대로 시장 성장이 잠시 주춤한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수출은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10.7%이상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중국에 860억원 수출하던 규모가 1267억원으로, 인도에 5억원 수출하던 규모가 156억원, 태국에 8억원 수출하던 규모가 77억원, 말레이시아는 11억원 수출하던 규모가 28억원으로 증가했다. 서비스용 로봇 생산은 2012년 기준 3314억원 규모로 전년대비 7.7% 증가했다. 대부분은 청소용 로봇(57%)와 교육용 로봇(18%)이 차지했다. 이렇듯 국내 로봇시장은 제조용 로봇이나 서비스용 로봇이나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의 로봇시장=중국의 제조용 로봇시장은 최근 6년간 연평균 50%의 고성장을 거듭했다. 그 결과 지난해 시장규모가 27억1000만 달러에 달했다. 한국보다는 더 빠르게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정부는 현재 중국의 로봇시장을 큰 산업의 육성장치로 바라보고 있다. 최근 중국은 선양에 이어 톈진 시에 스마트 로봇 산업단지를 개설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중국의 매체 빈하이시보에 따르면 톈진경제기술개발구(TEDA) 관리위원회는 다음달 톈진시에 스마트 로봇 산업단지를 개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로봇 사업을 중점적으로 유치하고 육성해 로봇사업 관련 기업들을 중심으로 관련분야들을 확장해 나갈 의지로 풀이된다.
이번에 톈진시에 개설되는 로봇시장은 부지 면적 약 1만3000㎡이며 주를 이룰 로봇 종류는 스마트 로봇의 일종인 침수로봇이나 소형무인항공기(드론)일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매체들은 앞으로 1년에서 2년 사이에 톈진단지에 중국에서 역량 있는 스마트 로봇 관련기업 10여개 사를 유치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향후 3년에서 5년 사이에 상장기업 약 3개사는 육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최근 중국은 산업용 로봇이 정부 주도 하에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주된 이유는 로봇이 중국의 노동력 부족과 인건비 상승 문제의 대안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포부는 크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제조 스마트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중앙 정부 차원에서 제조 자동화 설비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또 중국 산업정보통신부도 같은 달 “오는 2020년까지 약 5개 국내 산업용 로봇 업체를 국제 경쟁력을 갖춘 선도 기업으로 육성하겠다”며 국산 제품의 시장 점유율을 4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는 2014년 300억 위안이었던 로봇 제조 및 스마트 장비 산업 규모를 2017년에는 600억 위안으로 확대하고 1950개 기업 인력을 로봇으로 대체한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중국의 로봇시장은 빠른 속도와 함께 앞으로도 구체적인 계획이 잡혀 있는 상태로 우리나라가 앞으로 발을 내딛기 좋은 시장이다.
▲무한한 중국 로봇 시장=국제로봇협회(IFR)에 따르면 오는 2017년에는 중국 공업용 로봇 수가 유럽연합(EU), 북미를 넘어 40만대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같은 기간 북미지역의 공업용 로봇은 30만대, 유럽연합은 34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 것보다 훨씬 더 높은 수치다.
이렇게 중국의 로봇산업 시장은 발전공간이 매우 넓고 무한하다. 이번 협약으로 한국이 중국의 넓은 로봇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가능하게 된다면, 국내 로봇기업들에게 중국시장 진출의 기회가 늘고 그만큼 국내 제조업 시장도 지금보다 훨씬 낙관적인 상황으로 변할 수 있을 것이다.
최소망 기자 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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