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N포세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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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N포세대에게

김희수 건양대 총장

  • 승인 2015-11-04 14:42
  • 신문게재 2015-11-05 22면
  • 김희수 건양대 총장김희수 건양대 총장
▲ 김희수 건양대 총장
▲ 김희수 건양대 총장
11월로 접어드니 쌀쌀한 가을 날씨에 마음이 스산해지면서 무언가 쫓기는 듯한 심정이 된다. 아마도 연말을 앞두고 취업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 아닌가 싶다. 대학 총장으로서 4학년 졸업반 학생들의 취업을 독려하는 입장이 되고 보니 11월부터 마음이 조급해지지 않을 수 없다.

요즘 청년들을 빗대 N포세대라고 한다는데, 이것은 무한대로 모든 것을 다 포기한 세대를 일컫는다고 한다. 몇 년 전만 해도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3포세대라는 말이 등장하더니, 인간관계를 포기한 4포세대, 내 집 마련을 포기한 5포세대, 꿈과 희망을 포기한 7포세대라는 말까지 나왔다가 N포세대에까지 이른 모양이다.

그리고 N포세대의 문제는 그 고통이 부모에게까지 전가된다는 점에서 심각하지 않을 수 없다. 세간의 입에 오르내리는 캥거루족이나 니트족 등이 바로 N포세대들로서, 대학 졸업 후에도 경제적으로 부모에게 의존하는 젊은층들이다. 부모 세대 역시 구조조정이니 임금피크니 불안한 노후를 걱정하고 있는데, 다 큰 자식의 생계까지 책임져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청년 취업 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대학과 사회, 국가적 문제로까지 확대될 수 밖에 없다. 대학에서는 자체적 노력뿐 아니라 기업과 연계해 직업훈련이나 창업을 도와주고 있으며, 국가에서도 청년희망펀드 등을 만들어 일자리 창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 대학의 경우 전국 대학 최초로 취업매직센터를 개관하고 취업지원관을 채용했으며, 취업관련 필수교과와 전공교과를 개편하고 각 학과마다 취업전담교수를 두는 등 전방위적으로 취업에 매진해 왔다. 필자 역시 일년 내내 학과별 취업률을 총장실에 붙여 놓고 점검하고 있으며, 취업률이 저조한 학과의 경우 학과장이나 취업전담교수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쓴소리를 하기도 한다. 교수들이 잘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자들의 취업을 위해 발로 뛸 수 있어야 진정한 스승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학생들의 창업동아리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졸업 후 취업이나 창업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젝트를 실행해 왔다.

창업을 원하는 학생들에게는 사업 아이템을 구체적으로 계획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고객상담이나 마케팅, 회계관리까지 지도하여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또 미래의 스티브 잡스를 꿈꾸는 학생들을 위해 스마트 창작터를 열어 콘텐츠 및 앱 개발 교육을 제공하고 교수가 멘토가 되어 창업 준비를 도와주기도 한다. 우리 대학이 졸업자 1000~2000명 사이의 대학 중에서 거의 매년 취업률 1위 자리를 놓치지 않는 것도 학생들의 활발한 창업 활동도 한몫하고 있다.

10월에 이어 11월에도 전국 곳곳에서 취업박람회가 열릴 예정에 있다. 취업을 원하는 청년들이 100% 합격했으면 하면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일자리가 졸업생 수보다 훨씬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취업에 실패한 젊은이들이 N포세대의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일자리 창출이 시급하지만, 꼭 기업에 취직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시대는 아니라고 본다.

지식정보사회인 21세기에는 1인 창업도 가능하고, 1명의 유능한 창업자로 인해 수많은 일자리가 생겨날 수도 있다. 창업에 성공한 재학생이나 졸업생이 이익금의 일부를 학교 장학금으로 기탁할 때마다 뿌듯한 마음과 함께 꼭 취업만이 능사가 아님을 깨닫게 된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청년들의 창업을 북돋아주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기업의 물질적 지원이 잇따르고 있다. 창업은 꿈과 희망으로부터 시작된다. 설사 실패하더라도 또다시 꿈을 키울 수 있는 것이 젊은이의 특권이다. 7포세대, N포세대란 취업난에 대한 자조적 한탄일 뿐이며 시야를 좀더 넓혀 바라보면 수많은 기회가 기다리고 있음을 깨닫게 되리라 본다.

김희수 건양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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