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DB |
시장 내 과잉공급 등으로 배추가격 폭락세가 계속되면서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달 평균 배추 1포기의 소매가격은 상품(上品)이 2750원이었지만 이날은 2297원에 거래됐다.
시장 가격 역시 폭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동구 중앙시장에서 판매되는 고랭지 배추 소매가격은 포기 당 2000원으로 평년 2525원보다 500원 가량 하락했다. 더욱이 본격적인 김장철이 시작되는 이달 중순부터는 출하량 증가로 인해 가격이 더 폭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같은날 도매거래가 한창인 오정농수산물시장(대전청과)에서도 1포기(상품) 1000~1500원 사이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이맘때 시세를 겨우 면한 수준이다.
특히 올해의 경우 작황이 좋아 배추 공급이 많은 상황에서 앞으로 수요예측이 어렵다는 점에서 배추값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가뭄 영향에 따른 품질 저하로 특·상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오는 점을 고려할 때 산지에서 실제 체감하는 가격 수준은 훨씬 낮을 것이라는 게 유통 전문가의 설명이다.
이처럼 풍년이 되면 농산물 값이 크게 떨어져 오히려 농민들의 걱정이 깊어지는 '풍년의 역설(逆說)' 현상이 올해 더욱 뚜렷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이날 중앙시장에서는 부쩍 추워진 날씨에 채소를 파는 상인들이 가득 쌓여 있는 배추를 보며 하염없이 손님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괴산에서 10여년간 배추 농사를 짓고 판매해 온 정모(55)씨는 “치솟는 원가를 감당못해 농사짓기가 갈수록 어려워 지고 있다”며 “배추 가격 폭락에 팔아봐야 남는것이 없어 대량으로 배추 농사를 짓는 일부 농민들은 아예 산지에서 배추밭을 갈아 업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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