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서울까지 38분' 사라진 약속 그대로 둘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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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서울까지 38분' 사라진 약속 그대로 둘 것인가

강영환 국무총리실 공보협력비서관

  • 승인 2015-11-03 15:14
  • 신문게재 2015-11-04 22면
  • 강영환 국무총리실 공보협력비서관강영환 국무총리실 공보협력비서관
▲ 강영환 국무총리실 공보협력비서관
▲ 강영환 국무총리실 공보협력비서관
“경부고속철도는 우리모두에게 첨단고속시대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것입니다. 최고 300km, 평균 240km의 시속으로 질주함으로써, 서울에서 천안은 22분, 대전은 38분, 부산은 1시간 40분거리로 좁혀집니다.”

정치인의 선거공약이 아니다. 1992년 6월 30일 천안에서 있었던 경부고속도로건설 기공 식에서 당시 노태우대통령이 한 연설이다. 총리실 업무로 자료를 급히 찾다가 발견한 글이다. 25년이 지난 지금 이 귀한 자료를 만나니 새삼 새롭다.

서울~대전 38분이 눈에 띈다. 당시 2시간전후 새마을열차 대신 38분의 KTX는 거의 혁명적이다. 노 전 대통령 말씀대로 “주거, 취업, 교육, 여가 등 모든 영역에서 수도권과 지방의 차이가 점차 사라지고, 국민의 의식에도 깊은 영향을 주어 인구가 수도권으로 몰리는 대신 깨끗하고 풍요로운 지방으로 분산되는 새로운 현상도 일어날 것”이라는 환상은 KTX완공과 동시에 하나둘 현실화되어갔다. KTX가 달리는 동안 많은 도시가 커졌다.

단순 인구증가만 따져도 쉽게 입증된다. 세종시는 3년전 출범당시 10만여명에서 올 10월 20만을 넘었다. 천안은 62만, 아산은 31만을 넘었고, 그 증가는 최근 3,4년간 눈부시다. 이제 합쳐서 100만시대에 곧 진입할 추세다. 서산, 당진 또한 증가했다. 충북의 충주, 제천, 청원, 진천, 괴산, 음성 등도 인구 순증가가 이어진다.

대전은 어떠한가? 89년 대덕구를 편입, 5개구의 직할시가 된 대전은 90년 106만, KTX 가 완공된 04년 145만으로 비약성장하나, 성장세가 둔화 작년9월 153만여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래 최근 1년간 1만 2500명가량 줄었다. 유성구만 인구가 늘었지 나머지 4개구는 줄었으니 전체적인 위축감은 크다. 대전이 국토의 중심, 충청도 최대도시라는 자부심은 명색만 남을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커간다.

인구수가 늘어난 도시들의 공통점은 뭘까? 그 도시들은 수도권에 지리적으로 가깝고 최근 들어 각종 교통수단의 접근성이 향상되었다는 점이다. 대전의 위기는 최근 커가는 도시대비 인구의 3분의 1이 모여살고 대기업 본사의 매출액 상위 100대기업 중 86곳, 대한민국 경제력의 55%가 집중된 서을과 수도권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도상 서울 대전간 거리는 변화가 없지만, 대전보다 가까운 도시가 커가기에 점점 매력을 잃어가는 것이다.

문제의 원인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정책의 약속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25년전에 정부가 가깝게 한다고 약속했다. 38분의 꿈을 약속했다. 대전~서울을 출퇴근하며, 필자는 시속 300km의 KTX가 직통으로 달린다면 150km 이 길이 30분대도 가능하다는 계산을 한다. 92년 대통령연설을 접하며 38분 대전~서울 노선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약속은 온데간데없이, 개통초기 50분대에서 점차 1시간을 넘기기가 일수인 이 길을 원래의 약속으로 돌려놓아야 한다.

모든 노선을 그러자는 게 아니다. 새 철길을 다시 놓자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지금 대전이 필요한 것은 새로운 인프라가 아니라 새로운 감각이다. 서울 지하철 9호선처럼 대전역에서 서울역까지, 서대전역에서 용산역까지 출퇴근 한두노선은 급행으로 전환하는데서 시작해 보자. 30분대라면 왕래가 더 많아지고, 여기에 산업, 문화, 교육 인프라를 더 보강한다면, 일터가 내려오고, 그 일자리를 찾아오는 사람들도 늘어날 것이다. 서울로 더 빠져나간다고 걱정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건 기우다. 2차선 도로가 4차선으로 늘어나면

우리 동네차도 나가지만 다른 동네 차도 많이 들어온다. 번화해진다. 왕래가 많아야 발전한다. 왕래가 잦아야 소통이 된다. 다른 지역, 특히 서울 수도권과 의 왕래가 중요하다. 왕래가 빈번해질 때 이 위에 대전의 새로운 인프라를 보탤 때 대전은 발전하고 대한민국의 중심의 자리를 지킬 것이다. 대전~서울 38분대 급행KTX, 새로운 발전의 시작이다.

강영환 국무총리실 공보협력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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