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규 대전충남녹색연합 상임대표 |
그래서 국가는 어떻게 든 집값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고 있다. 1130조를 넘어선 가계부채로 인한 이자부담의 증가는 가계소비의 감소로 이어지고, 여기에 초고속으로 진행되고 있는 저출산, 고령화는 내수부진에 영향을 미쳐 우리 경제는 2%대의 저성장에 머물고 있다.
이러다 보니 일자리가 줄어 다시 가계소득의 감소를 가져오는 악순환 구조에 빠져있는 것이 현실이다. 정년퇴직, 일자리 감소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자영업에 뛰어들지만 내수침체, 소비부진이라는 직격탄에 못견뎌 파산 내지는 빚쟁이가 되고 있다. 더구나 금융기관은 회수하지 못한 가계부채 차용증을 채권회수업자에게 되팔아, 그들의 무자비한 채무독촉에 시달리다 보니 가정 파탄에 이르고 자살을 선택하는 극단적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한편에서 국가의 잘못된 경제 정책에서 비롯한 가계부채이니 만큼 상당부분 국가도 책임을 지라는 부채탕감운동이 전개되는 것도 당연하다.
이러한 상황에 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날이 갈수록 사방팔방에서 돈 빌려가라, 카드 긁고 봐라, 외상으로 물건 사라, 지금 보험계약하지 않으면 큰일이다 등 모든 사람을 빚쟁이로 만들기 위한 무차별 광고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그 결과 빚이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너무 쉽게 발급되는 신용카드의 우선 긁고 보라는 유혹은 뿌리치기 어렵다.
또 그냥 민낯으로 돈을 들이밀며 전화 한 통화만 해도 몇 백만 원이 하늘에서 우수수 떨어지거나 돈 다발 로켓이 날아오는 광고를 자주 대하다 보니 빚을 너무 별 것 아닌 것처럼 생각하도록 만들어버리고 있다. 그리고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빚내서 빚을 우선 틀어막고 보라는 각종 대출금제도가 사방에서 입을 벌리고 있다. 그러다 보니 세 곳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려 돌려막기를 하고 있는 다중채무자가 2015년 6월 현재 340만 명에 이르고 있으며 이들의 부채는 전체 가계부채 중에서 30%를 차지하고 7.5% 정도가 연체자라는 점이 큰 문제다.
과연 이러한 빚 수렁, 빚 만드는 사회에서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해답은 지극히 단순하다. 즉,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기업 중심, 수출주도의 경제정책에서 벗어나 중소기업 중심, 내수시장의 활성화 중심의 경제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특히 소상공인·협동조합·마을기업·사회적기업·마을공동체 등을 활성화함으로써 기층민이 자생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대기업도 이제는 일자리 나눔을 통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청년일자리의 창출 등을 실천하고 사회적 책임철학을 바탕으로 납품업자와도 상생하며 사회적 경제를 육성하는 역할을 스스로 실천해야 한다. 그리고 국가는 가계의 소비위축에 대응해 부자증세와 법인세 조정을 확고하게 추진하고, 여기에서 확보된 재원을 바탕으로 소비를 진작시킬 수 있는 분야,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분야, 출산율을 높일 수 있는 분야 등에 지출을 늘려 국가 전체적인 소비를 증대시키면서 성장동력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대부업체의 마진을 최소화해 대부업의 매력을 제도적으로 떨어뜨리면서 동시에 무분별한 광고를 억제하는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개별 가계도 행복재무설계를 통해 돈에 끌려가는 삶이 아니라 내가 내 돈을 지배하는 삶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자신의 소득범위 이내에서 지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철저한 계획적 소비행태가 몸에 배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 기업, 개인이 이러한 일을 '지금 당장'시작하는 것이다.
이동규 대전충남녹색연합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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