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모 청양署 정보보안과 외사담당 |
이는 고려의 충신 정몽주의 '단심가'에 대한 답시인 조선 태종 이방원의 '하여가' 시구다. 한때 우리사회는 정몽주의 '단심가'를 대표적인 충절의 상징으로 이방원의 '하여가'는 변절자의 모습으로 비추어지던 시기가 있었다.
학교교육도 이러한 사상을 반영해 이루어졌던 것 같다. 수업시간에 한민족, 단일민족 국가를 강조하며 애국심을 심어주기 위해 열변을 하시던 선생님들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한 문화는 끝임 없이 다른 문화와의 접촉과 충돌을 통해서 고유의 문화를 만들어 간다. 통계에 의하면 국내체류 외국인은 180만 명을 넘어섰고 다문화가정도 벌써 80만 명을 초과했다고 한다.
전국 어디를 가더라도 이제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외국인을 쉽게 찾아 볼 수 있고 농어촌 마을에도 한두 집 정도는 외국인 며느리를 두고 있는 실정이다.
얼마 전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직원들과 다문화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필자는 외사업무를 막 시작했던 터라 여러 가지 질문을 정신없이 했던 것 같다.
그런데 그때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직원이 잔잔한 미소를 머금고 필자를 바라보며 '이제는 다문화가정이라는 용어 자체도 차별을 의미하는 단어로 사용해서는 안되는 시기가 왔다'고 말했는데, 필자는 당시 적지 않은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
그동안 '결혼이주여성, 다문화가정' 이런 용어들을 아무 거리낌 없이 사용해 왔던 터라 필자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으며 '다문화사회'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제는 우리사회도 다문화가정을 바라보는 시각을 '우리와 다른'이 아닌 '우리와 같은'으로 바꾸어야 한다. 편가르기식 사고로는 변화하는 글로벌 사회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 우리사회가 다문화사회이며 내가 바로 다문화사회의 구성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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