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회장은 이에 대해 충남 예술인의 역량을 전국에 어필할 수 있는 기회라고 평가했다.
그는 “그동안 지역 행사에 서울에서 활동 중인 인사가 총감독을 맡으면 그쪽에 있는 소위 자신의 '사단'을 데리고 연출하는 경우가 많아 지역 예술인이 배제돼 왔다”며 “내년 아산체전 때에는 지역 예술인의 역량을 보여줄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오 회장은 개회식 테마에 대해선 “백제문화, 환황해권 시대 역동하는 충남 등을 소재로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폐회식과 관련해서는 스포츠를 통한 한민족의 대동단결을 강조했다. 특히 대북 민간채널 등을 통해 북한의 예술단체를 개·폐회식에 초청하는 것을 저울질하고 있다. 성사되면 아산에서 우리나라 고대 삼국인 고구려, 백제, 신라의 문화가 한데 어우러지는 장관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 2016 전국체전 마스코트와 앰블럼 |
전국체전 개폐회식 총감독 후보자 최종 프레젠테이션 때 중앙무대에서 활동하는 다른 후보자에 대한 비교 우위로 이같은 점을 내세웠다.
오 회장은 “지역에서 열리는 행사에 지역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인사가 해야 하는 데 충남 예술인이 소외되면 안 된다”고 힘주어 강조했다. 도는 오 회장의 이같은 점에 후한 점수를 줬고 그의 손을 들어줬다.
오 회장은 서울에 집중된 문화예술 권력을 지방에 분산하는 이른바 '문화 분권'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중앙에 쏠려 있는 문화예술 권한과 예산을 지방에 분배해야 지역 예술이 살 수 있다”며 “예컨대 예술계 정책 등을 결정하는 서울에 단 1곳밖에 없는 예술위원회를 각 시도에도 설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충남 예술인은 내년 아산체전을 문화체전으로 만들 수 있는 충분한 저력이 있다”며 “앞으로 문화분권을 중앙무대에 지속적으로 촉구해 충남 예술계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예총 회장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2016년 아산에서 열리는 전국체전 개폐회식 총감독으로 선임됐다.
▲충남도가 내년 아산체전을 문화체전으로 만들겠다고 하면서 총감독제를 운영하기로 했다. 이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총감독으로 선임되면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누구보다 충남문화예술을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하기 때문에 이를 계기로 지역문화와 예술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 훌륭한 문화체전을 만들 기회라고 생각한다.
-전국체전 역사상 개폐회식 총감독을 중앙무대가 아닌 지역에서 활동하는 인사가 맡게 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인데 어떤 각오로 임할 계획인가.
▲글로벌시대에 중앙과 지방을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행사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경험이 많고 검증된 중앙무대 사람들이 그동안 맡아왔고 지방 예술인들에는 그러한 기회가 없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지역 예술인들의 역량을 보여줄 좋은 기회라고 본다.
먼저 총감독이라고 해서 혼자만의 생각으로 체전 그림을 그리기보다는 개폐회식 자문위원과 체육관계자, 그리고 충남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 있는 많은 분의 고견을 듣고 방향을 설정하고자 한다. 한 사람만의 독단적인 생각보다는 넓고 깊은 다양한 전문가 의견을 갖고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체전이 되도록 하겠다.
-아직 세부계획이 나오지 않았지만 큰 틀에서 개회식 연출 때 강조하고 싶은 점은 무엇인가.
▲우선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생각은 충남 문화자원을 활용한 가치창출에 있다. 다시 말해, 그동안 충남 문화적 자산은 어떤 것들이 있으며 그것을 활용해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삼국문화 한 축으로 찬란한 문화를 자랑했던 백제문화, 근현대사에서의 충절의 고장을 표현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역사적 인물들, 각 지역의 민속놀이 등을 통해 환황해권 시대에 충남이 동북아시아 허브역할을 맡는 충남의 미래를 표현하고자 한다. 이밖에 재외동포 및 대북문화 교류 등의 다양한 스토리들을 담을 예정이다.
-폐회식은 어떻게 구상하고 있나.
▲폐회식에서 보여주고 싶은 것은 스포츠를 통한 화합과 단결이다. 또 다시 찾고 싶은 충남이라는 것에 방점을 찍고 싶다.
충남에서 15년 만에 개최되는 전국체전을 통해 스포츠인들에게는 화합과 국민에게는 충남의 차별화된 문화를 보여주고자 한다.
-개폐회식 이외에 체전기간 동안 지역 예술계가 준비하고 있는 이벤트나 행사는 어떤 것들이 있나.
▲충남도가 2016년 전국체전을 문화체전으로 개최한다는 계획에 부응해 한국예총은 지난 9월 내년도 예총 전국대표자회의를 아산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같은 시기 충남예총도 충남예술제를 아산에서 펼칠 예정이다.
충남문화재단 역시 충남예술인 공연 및 전시 등의 지원사업에 대해 시기와 장소를 예술인과 협의하고 있으며 아산시에서도 자체적으로 더 많은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한국예총 충남연합회장이며 30년 가까이 연극과 공연예술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해왔는데 충남 예술계를 바라보는 심정이 궁금하다.
▲충남 사람들의 정서는 나서지 않고 자랑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들의 일을 해내는 것이라 생각한다.
대부분 중앙에서 활동해야만 명성을 얻고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실정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충남 사람들의 정서와 마찬가지로 충남 예술인들도 각계각층에서 우리나라 예술계의 핵심 역할을 하는 분들이 참으로 많다. 이 때문에 충남의 문화예술은 보이지 않는 저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충남예술인 간 반목과 갈등이 전혀 없진 않았지만, 현재는 원로 예술인들을 중심으로 화합해서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도 문화체전을 만들 수 있는 좋은 시기라 생각하는 이유다.
-끝으로 지역 예술 활성화를 위해 시급한 점은 무엇인가.
▲우선적으로 중앙에 집중된 권한과 예산의 분배가 필요하다. 다시 말해 문화분권과 문화자치가 제도적으로 보장된다면 나머지 작은 문제들은 자동적으로 해소가 가능하다고 본다.
이와 함께 충남도청 일전에 발맞춘 문화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 인구가 부족해 예술의 전당 및 도립예술단 설립이 늦어진다는 것에 나는 반론을 제기한다. 문화와 예술이 먼저 정착돼야 도청 소재지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할 수 있고 나아가 인구도 유입될 수 있다. 이를 통해 충남의 문화예술이 상호 유기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확신한다.
▲오태근 총감독은= 충남예총회장(현), 한국연극배우협회 충남회장(현), 백제기악전승보존회장(현), 프랑스파리물감장학회 이사장(현), 충남도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현), 웅진성수문병근무교대식 예술감독(현), 극단 '함성', '젊은 무대' 대표(전), 한국연극협회 중앙이사(전), 한국연극협회 충남도회장(전), 백제문화제 추진위원회 자문위원(전), 전국지역문화네트워크 부회장(전), 전국연극제 집행위원장(전)
대담=이승규 부국장
정리=강제일·사진=박갑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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