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우성 기자 |
약속을 저버리는 것은 상대와의 신뢰가 무너지는 일이다. 탈무드는 '아이에게 무언가 약속하면, 반드시 지켜라. 지키지 않으면, 당신은 아이에게 거짓말하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 된다'고 가르친다.
새정치민주연합이 2일 대전을 찾았다. 국회내 야당 측 입장을 총괄·대표하는 원내대표까지 참여했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을 비롯, 과학기술계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다.
이 행사 후에는 기자들과의 간담회가 예정돼 있었다. 당초 예정된 시각보다 40여분이 지체됐다. 간담회 지연사태에 대한 양해나 고지는 없었다. 행사장에는 지역구 국회의원과 보좌진, 시·구의원, 시당 관계자들까지 총출동한 상태였지만, 어느 누구하나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나 이들이 과학기술인들과의 행사 이후 한 행동은 원내대표와의 기념사진 촬영이었다. 사진 찍는데 열중한 나머지 약속된 간담회는 안중에 없는 듯 했다.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원내대표이고, 선출직이나 총선 출마예상자들에게는 사진 촬영을 통해 원내대표와의 친분을 강조하거나 당내 확고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임은 이해한다.
문제는 약속을 뒤늦게라도 이행하고자 하는 최소한의 노력을 보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아무리 보잘 것 없어도 한번 약속한 일은 상대방이 감탄할 정도로 정확히 지켜야하는 게 약속이라 했다. 체면도 중요하나 약속을 어기면 그만큼 서로의 믿음은 약해진다.
약속을 놓고 지켜야하는 일이라 일컫는 이유다. 국회의원 등 선출직들을 당선시킨 유권자인 지역민의 믿음은 좀 더 약속 이행을 잘 지킬 것이라는 신뢰에서 비롯된다.
뒤늦게 사과는 받았다. 그러나 유권자들에게 약속을 지키지 못했을 때도 사과에 그칠 것인가. 신뢰는, 유권자의 지지는 약속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부디 이번 일이 반면교사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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