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하는 마음에 2년을 기다려온 기간제근로자들은 역시나 해고통보를 받으면서 눈물을 삼키는 실정이고, 상사로서 마음 같아선 정규직 전환을 시켜주고 싶지만 정원과 인건비 등 규정상 쉽지 않은 일이다.
조금씩 여건이 나아지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비정규직 문제의 완전한 해결은 공공기관에서조차 어려워 보인다.
충남도가 지난해 17개 도 산하기관(출자·출연기관)의 기간제 및 무기계약근로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들의 총원은 495명으로 집계됐다.
정규직도, 비정규직도 아니라는 의미에서 '중규직'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낸 무기계약직은 모두 56명이다. 중규직은 임금과 복지 등의 부분에서는 정규직보다 미흡하면서 고용의 안정성만 보장해 준다는 뜻에서 생겨난 말이다.
정년 등 고용의 안정성마저 보장되지 않는 기간제근로자는 325명, 간접고용근로자는 114명으로 확인됐다.
청년들에겐 꿈의 직장으로 분류되는 공공기관에서조차 439명의 직원은 해고 불안감을 느끼며 안정적이지 못한 생활을 하는 셈이다.
게다가 기간제근로자로 분류조차 하지 않는 아르바이트생은 사실 더 많다고 도와 산하기관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기간제근로자는 필요에 따라 문서정리 등의 일부터 정규직과 비슷한 일을 경험하기도 한다. 간접고용근로자는 청소와 경비 등의 기타업무에서 많이 채용하며, 고령자가 대부분이다.
기간제근로자는 보통 1~2년 단위로 계약을 체결하며, 2년 이상 근무하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야 하는 법률 탓에 기관에서는 2년 만기 직전 해고를 통보하면서 분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관련 업무가 종료돼 인원 자체가 더는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며,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포함한 총 제한인원이나 총 급여 초과 등의 규정 탓이기도 하다.
때문에 일부 기관은 2년마다 해고 후 다시 채용을 하는 등의 편법으로 근로자들을 관리하고 있으며, 근로자들도 필요에 따라 이런 편법을 이용하거나 항의하기도 한다.
실제 도내 한 군의 보건소는 지난 1월 방문간호사들의 계약만료 통보와 신규 채용 등으로 논란을 빚기도 했으며, 다른 한 군에서도 2년 만기 며칠을 남겨두고 사무직 직원의 계약 종료를 통보해 문제 시 되기도 했다.
도의 한 산하기관 간부는 “매년 직원들을 해고하는 일이 보통 일이 아니다. 마음이 아파 모두 정규직 전환을 해주고 싶지만, 규정과 여건상 그러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내포=유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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