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동유적은 청동기시대부터 삼국시대에 이르는 중요한 유구들이 발굴된 곳이지만, 제대로 된 정비계획이 이뤄지지 않아 현재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27일 대전시와 지역 문화계에 따르면 충남대 정문 북서쪽 야산에 위치한 궁동유적은 청동기시대, 초기철기시대, 원삼국시대, 삼국시대에 걸친 유적지다.
충남대 박물관이 진행한 지표조사(1993년)와 발굴조사(1999년)를 통해 ▲청동기시대 주거지 13기 ▲초기철기시대 토광묘 1기 ▲원삼국시대 토광묘 16기 ▲삼국시대 횡혈식석실분 3기 ▲백제시대 옹관묘 1기 ▲석곽묘 28기 등이 확인됐다.
유적 중 원삼국시대 토광묘는 대부분 매장 주체부의 위쪽 경사면에 주구를 설치한 형식이다. 이 중 2기는 합장묘 형태에다가 주구에 옹관이 설치된 경우였다. 이는 마한시대의 대표적인 묘제로 알려진 것으로 대전에선 최초 발견이다. 또 청동기시대 주거지는 이 시대 문화상의 변천을 규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기도 하다.
궁동유적은 이러한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0년 시 기념물 제 39호로 지정됐다. 하지만 보존과 활성화를 위한 정비 사업이 진행되지 않아 주변 수목은 지저분하게 자랐고, 잡초와 거미줄만이 무성한 곳으로 변모했다.
이에 시는 궁동유적 정비공사 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먼저 훼손을 막기 위해 궁동유적의 보호책을 설치한다. 주변 환경 조경을 위해 새 잔디를 심고, 수목도 정리한다. 궁동유적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탐방로를 만들고, 배수로도 설치한다.
다음달까지 설계용역을 마치고, 내년 4월부터 본격적인 정비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기본 공사가 마무리되면 충남대와 협의해 궁동유적의 보전처리와 그 당시 생활상을 담은 유적 재현공사도 진행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궁동유적은 그 역사적 가치가 높아 시 기념물로도 지정됐지만, 그동안 정비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며 “이번 정비 사업을 통해 궁동유적이 시민들의 역사교육 현장이자 휴식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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