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가뭄대책 깜깜… 물동냥 눈치까지

  • 정치/행정
  • 충남/내포

충남 가뭄대책 깜깜… 물동냥 눈치까지

서북부 감량달성 53%뿐… '절수 한계' 근본대책 시급 도수로 공사에 금강 물걱정, 타지역선 대책미흡 핀잔

  • 승인 2015-10-22 17:47
  • 신문게재 2015-10-23 1면
  • 내포=유희성 기자내포=유희성 기자
충남 서북부 물 부족 사태 해결의 돌파구가 좀처럼 보이지 않으면서 지자체와 지역민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정부나 타 지역의 속 시원한 지원은 없고, 이제는 물 공급을 요청하며 눈치까지 보이는 실정이다.

'절수'가 최선의 대책인 상황에서 동참율은 떨어지면서 일각에선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절제력'에 의존하는 물 아끼기는 한계도 있어 근본적인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

지난 1일 보령과 홍성, 예산, 당진, 서산, 서천, 태안, 청양 등 8개 시ㆍ군에 훈련을 포함한 실질적 제한급수가 시작됐다. 3주가 지난 22일 보령댐의 저수율은 20.5%다. 정확히 한 달만에 4% 정도가 줄었다. 비가 오지 않는 상황에서 물 사용이 계속된다면 10%대 저수율로 진입, 심리적 불안감도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심각한 상황이지만, 서북부 지역의 절수율은 낙제점 수준이다.

한국수자원공사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보령댐 용수공급 현황에 따르면 서북부 8개 시ㆍ군의 감량목표 달성율은 지난 1일부터 21일까지 20여일간 평균 53%에 그쳤다. 이 지역 용수 공급은 기존보다 20% 자체 감량된 1일 12만3600㎥가 목표지만, 연일 14만㎥를 넘나들고 있다.

더 이상 물 사용이 줄지 않으면서, 자체 감량을 권장하고 개인이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씻는 시간을 단축하고, 빨래와 설거지를 모아서 하는 등의 일상적인 노력만으론 무리란 얘기다.

충남도와 수공은 금강물을 끌어들여 서북부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 부여보(백제보) 물을 보령댐으로 보내는 도수로 공사를 추진하는 것. 그런데 이 과정에서 일부 환경단체는 부여보의 수질 부적합과 함께 금강 물의 고갈을 걱정했다. A씨는 “정확한 조사도 없이 물을 끌어갔다가 금강마저 물이 부족하게 되면, 금강 인근은 또 다른 피해자가 된다”고 꼬집었다.

유일한 해결책으로 판단, 도수로 공사가 긴급 추진되는 상황에서 뜻밖의 주장이 나오면서 도와 서북부 주민들은 멋쩍다. 홍성군민 이모(59)씨는 “금강물 부족도 걱정해야 한다니 괜히 미안한 마음도 든다”며 “가뭄이라고 밥 안 해먹고 안 씻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라고 푸념했다.

서천의 경우 타지역인 용담댐 물을 공급받는 과정에서 ‘충남은 가뭄 대비도 안하고 뭐했느냐’는 우려 섞인 핀잔도 들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충남이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안희정 지사는 2012년 이미 금강 물을 보령댐과 예당호에 공급하는 도수로를 건설하자고 정부에 요청했지만, 무산된 바 있기 때문이다.

도는 가뭄 극복을 위해 정부에 긴급 6개 사업 572억원, 건의 1개 사업 90억원, 중장기 2개 사업 8048억원 등의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 21일 긴급지원자금으로 30억원을 책정했다. 또 예당호 도수로 공사는 도와 예산군의 간곡한 예타 면제 요구에도 확답을 내리지 않고 있는 상태다.지원이 고맙지만, 도가 내심 속앓이 하는 이유다.

아리수나 이츠수 등 광역단체가 병으로 제작하는 수돗물의 대폭 지원도 요구되지만, 시원치는 않다.

도는 각 광역단체에 지원 요청을 했으며, 일부 단체가 협조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도 고위 관계자는 “일부에서 병물 지원 등이 있지만,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턱 없이 부족하기만 하다”며 “좀 더 전폭적인 지원이 있으면 좋겠지만 상대방에선 난색을 표하기도 하고, 무작정 도와달라고 할 수도 없는 난처한 상황이다”라고 속내를 털었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가을단풍 새 명소된 대전 장태산휴양림…인근 정신요양시설 응급실 '불안불안'
  2. [사설] 의료계 '정원 조정 방안', 검토할 만하다
  3. [사설] 충남공무원노조가 긍정 평가한 충남도의회
  4. 대전사랑메세나에서 카페소소한과 함께 발달장애인들에게 휘낭시에 선물
  5. 제90차 지역정책포럼 및 학술컨퍼런스 개최
  1. '한국탁구 국가대표 2024' 나만의 우표로 만나다
  2. 국방과학일류도시 대전 위한 교류장 열려
  3.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학술적 업적 수상 잇달아…이번엔 국제학자상
  4.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5. 건양대병원, 시술과 수술을 한 곳에서 '새 수술센터 개소'

헤드라인 뉴스


아침밥 안 먹는 중·고생들… 대전 45% 달해 ‘전국 최다’

아침밥 안 먹는 중·고생들… 대전 45% 달해 ‘전국 최다’

대전지역 청소년들의 아침식사 결식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적극적으로 대응해 학생들의 건강 증진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대전교육청은 바른 식생활 교육을 축소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26일 교육부 2024 청소년건강행태조사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학생들의 아침식사 결식률은 지난해보다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전국 800개 표본학교의 중·고등학생 약 6만 명을 대상으로 흡연, 음주, 식생활, 정신건강 등에 대해 자기기입식 온라인조사를 통해 진행됐다. 대전지역 학생들의 아침..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대전시가 충청권 메가시티 완성의 시작점인 광역교통망 구축에 힘을 쏟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부터 신교통수단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도시균형발전 초석을 다지는 것을 넘어 충청 광역 교통망의 거점 도시가 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28년 만에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올해 연말 착공한다. 도시철도 2호선은 과거 1995년 계획을 시작으로 96년 건설교통부 기본계획 승인을 받으면서 추진 됐다. 이후 2012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됐지만 자기부상열차에서 트램으로 계획이 변경되면..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크리스마스트리와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겨울철 대목을 노리고 있다. 우선 대전신세계 Art&Science는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26일 백화점 1층 중앙보이드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선보였다. 크리스마스 연출은 '조이 에브리웨어(Joy Everywhere)'를 테마로 조성했으며, 크리스마스트리 외에도 건물 외관 역시 크리스마스 조명과 미디어 파사드를 준비해 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크리스마스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대전 신세계는 12월 24일까지 매일 선물이 쏟아지는 '어드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