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원사업이 진행 중인 홍주성의 야경. [홍성군 제공] |
과거 충남의 끝인 서천부터 경기도 평택까지 서해안 일대를 담당하던 홍주목에 얽힌 이야기는 충청도, 나아가 한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역사로 평가된다.
최근엔 홍성군민부터 충남도 및 정부까지도 관광객 유치와 원도심 활성화 등 도심재생 목적으로만 홍주성 복원사업을 다루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현 정부와 도에서는 홍주성 복원에 대한 어떠한 지원과 역사적 사실 언급도 없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군민 사이에선 역사에 대한 고증은 뒷전인 채 원도심 활성화 얘기만 가득하다.
1914년 일제에 의해 홍성으로 이름이 바뀐 홍주는 내포의 중심이다.
내포는 내륙의 포구라는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과거 내포는 평야가 고루 퍼져 있고, 바다와도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이었다.
조선 후기 실학자 이종환 선생은 택리지에 '가야산 주변 10고을인 내포가 충청도에서 가장 좋다'고 적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홍주목(홍성군)이 관할하던 서천에서 경기도 평택까지의 20여 고을이 내포'라고 쓰였다.
또 충청도읍지에는 '양난 이후(영조~헌종) 홍주목은 27개면을 관할했다'고도 나왔다.
따라서 작게 내포는 충남 서북부, 크게는 충남과 경기 남부에 걸친 서해안 및 인접 내륙지역 전역을 통칭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광범위한 내포는 홍주목사가 담당했다.
현재에 와서 홍성은 2012년 12월 이전한 도청 소재지로서 행정중심도의 명맥을 잇고 있다.
도의 한 선임 공무원은 “과거 태안과 예산 등 주변 지역민들은 자동차 등록부터 재판을 위한 업무 등 각종 행정절차를 홍성에서 처리하고 돌아가곤 했다”며 “예로부터 홍성은 충남 서북부지역의 행정 중심지였던 만큼 홍주성을 단순한 읍 소재지의 성으로 해석해선 안 된다”고 설명했다.
홍주성의 복원은 교황이 방문한 인근 해미읍성부터, 세계유산에 등재된 공주 공산성과 부여 부소산성, 경남 진주성 등의 복원 과정과 평가를 참고해볼 만하다.
한 가지 예로 진주성은 CNN이 선정한 국내 관광지 50선과 한국관광공사 선정 관광지 100선에 들 정도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지만, 성에 있던 경상우병영성 등의 역사 재현과 고증, 이를 교육하는 문화프로그램 등은 부족하다는 것이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성 안에 있는 군청사와 홍주초등학교 등의 이전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애초 군은 성 안에 신청사를 건설할 계획이었으나 지역의 여론을 반영해 최근엔 성 밖으로의 이전을 검토 중이다. 군은 청사신축기금으로 238억원 상당을 마련해 놓은 상태다.
앞서 일찌감치 홍성문화원과 서예학원 등 각종 건물도 홍주성 복원을 위해 자리를 내줬다.
도 관계자는 “홍주성은 홍성군민만이 아니라 충청인이 간직해야 할 소중한 자산으로, 역사성을 품은 올바른 복원이 최우선”이라며 “최영과 성삼문 등 다수 위인을 배출한 지역답게 인재 배출을 위한 연중 역사교육의 장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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